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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스크리닝]한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할 수 있을까?

등록 2016-03-09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6: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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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울의 아들’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라즐로 네메스 감독.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은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Son of Saul, 2015)’에게 돌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를 배경으로 같은 유대인이지만 나치를 도와 온갖 궂은일을 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했던 집단인 ‘존더코만도(Sonderkommando)’의 슬픈 사연을 그렸다.

 영화는 아우슈비츠에서 존더코만도로 일하는 주인공 ‘사울’(게자 뢰리히)의 시선 또는 그 주변을 중심으로 참상과 비극을 생생하게 전한다.

 신예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이 영화 한 편으로 지난해 5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2등상인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데 이어 올 1월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면서 강력한 아카데미 수상 후보로 오른 끝에 영광을 안았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는 ‘사울의 아들’ 외에 요르단의 ‘디브, 사막의 소년’(감독 나지 아부 노워), 덴마크의 ‘어 워’(감독 토비아스 린드홈), ‘콜롬비아의 '뱀의 포옹’(감독 치로 게라), 프랑스의 ‘무스탕’(감독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등이 후보에 올랐다.

 한국은 1963년 제35회 시상식에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감독 신상옥)를 낸 것을 시작으로 24년간 줄기차게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려 왔지만, 최종후보 5편은커녕 예비후보 9편에도 지명되지 못했다.

 올해는 송강호·유아인의 사극 ‘사도’(감독 이준익)가 나섰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 인구의 5분의 1이 봐야 가능한 1000만 영화만 지난해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암살’(감독 최동훈), ‘베테랑’(감독 류승완) 등 무려 세 편을 내고, 총관객 2억1729만명을 기록해 3년 연속으로 2억 관객(2013년 2억1334만명, 2014년 2억1506만명)을 넘어서며 세계적인 영화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영화계로서는 쑥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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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이병헌(왼쪽)과 콜롬비아 여배우 소피아 베르가라.
 게다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회원에 기존 임권택 감독, 배우 최민식에 이오 지난해 배우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이 이름을 올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던 터라 허탈감은 더욱 컸다.

 공교롭게도 이번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시상자는 한국 배우 이병헌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한국영화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과 거리가 먼 것일까.  

 아카데미 회원이 대부분 고령에다 보수 성향인 것, 할리우드 영화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중성은 다소 떨어져도 작품성이나 예술성 높은 유럽 영화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문제의식을 자국 특유의 정서로 풀어낸 영화를 선호하는 것 등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예비후보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후보작 선정에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6·25전쟁을 배경으로 국군이 주민을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적군인 북한군과 손잡고 아군인 미군기를 격추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미국 영화제에 버젓이 출품해 당시 집권층 일각의 반미 정서에 영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키고, 직전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수작(秀作) 대신 엉뚱한 영화를 제출해 지난 정부 장관 출신 작품이라 배제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의 ‘코드 선정’을 반복한다면 아카데미 외국어상 후보작 출품이야말로 혈세 낭비에 지나지 않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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