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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가는 사회③] 치유 방법은?..."정신병도 그냥 병이다"

등록 2016-03-27 05:00:00   최종수정 2016-12-28 16: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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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급격한 사회 변화와 더불어 우울증·불안·스트레스·불면증 등 누구나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정신질환이 증가하면서 아동 관련 범죄나 보복·난폭 운전 등 정신질환 관련 범죄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정신 질환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상당히 복잡하고 복합적인 질환이며, 그 유형 역시 다양하다.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며, 심리적이면서 화학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가 최초로 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정신질환자 수도 50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인구의 1%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스스로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질환을 단순한 병으로 인식하면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사회적인 시스템 개선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삶의 만족도 바닥…벼랑끝으로 내몰지 말아야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의 근원을 스트레스로 꼽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에 사회적으로 느껴지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다보니 정신 질환 범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과 전문의는 "사람들이 갑자기 이상해진 것이 아니다. 외부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극심한 불경기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이 들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아동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범죄에 대해선 개인적 스트레스로 연결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개인의 스트레스가 표출되면서 벌어진 현상이 아니며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 부모가 됐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어릴 적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동들이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정신적으로 미숙함이 드러나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그는 "개인이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내부나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보면 밖으로 표출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개인의 병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정신 질환 범죄도 자연스럽게 줄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신과 진료, 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

 한국 사회에서 정신과 진료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대다수의 아동학대는 부모나 아이가 정신과 문제를 겪고 있을 때 발생하지만, 정신과 진료에 대한 차별과 낙인 등의 우려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정신과 치료의 경우 장기간 걸친 상담과 약물치료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민간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점도 환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신과 상담 시 'F코드'(정신 및 행동장애)가 적용된다.

 지난 2013년 5월 정부는 '경증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차별방지를 위해 'F코드' 대신 질환명을 적지 않는 'Z코드'(보건일반상담)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문제는 Z코드를 받게 되면 정신과 치료에 가장 필요한 약물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F코드 진료기록이 있을 경우 민간 보험 가입이 거부되는 등 제도적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정신 질환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환자 스스로 위험을 느끼기 전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사회적 편견 대신에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정운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자살 위험이 높아 보험금 지급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가볍게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람조차 차별 받는 경우가 생긴다"며 "보험 가입시 차별을 없애는 것과 사회적 편견을 깨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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