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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방한에 일주일간 요동친 국내 정가

등록 2016-05-30 17:13:04   최종수정 2016-12-28 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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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최진석 기자 =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을 방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고 있다. 2016.05.29.  photo@newsis.com
【경주=뉴시스】김지훈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간의 방한을 계기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정작 그는 출국 당일인 3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번 방한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을 방문한 공식 일정"이라고 일축했으나, 그의 표현대로 '오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 방한 첫 일정서 작심한 듯 대권 도전 암시

 반 총장은 이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을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콘퍼런스와) 제주포럼이 거의 같은 시기에 개최, 그래서 제주포럼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포럼은 자신의 장관 시절에 설립됐으며, 지난 2008년에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주포럼 참석이 정치적 행보라는 관측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제주포럼은 그의 첫 공식 방한 일정이었다. 그는 지난 25일 제주도에 도착,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7개월 후 퇴임 후) 국민으로서의 역할은 제가 더 생각해보겠다"고 먼저 밝히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나아가 그는 토론회 질의 응답에서 "미국 대통령에 나온 사람이 70세, 76세 이렇다"고 강조했다. 이는 1944년생으로써 올해로 72세인 그가 자신의 대권 도전에 있어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관훈클럽 토론회는 방한 일정의 하나로 예정됐던, 사전에 모두발언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심하고 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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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최진석 기자 = 반기문 사무총장 내외가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인근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2016.05.29.  photo@newsis.com
 ◇ 개인일정서 정치 원로 연쇄 회동

 반 총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의 발언이 대권 행보로 비치자 곧바로 주변 사람의 입을 통해 "과잉해석 된 거 같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그는 방한 둘째 날 제주에서 전직 장관들과 조찬을 여러 "대선 출마 결심 보도는 확대 해석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말과 달랐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26~27일 이틀간 일본을 다녀온 반 총장은 귀국 후 정치 원로들과의 '개인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28일 충청권을 상징하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서울 자택을 찾아갔다. '충청 대망론'의 중심에 서 있는 그가 김 전 총리와 회동한 것을 두고 대권 도전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반 총장은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그런 (충청 대망론) 얘기는 안 나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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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최동준 기자 = 방한 5일째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전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헬기를 타고 곧바로 안동 하회마을로 이동해 예정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2016.05.26.  photo@newsis.com
 그의 광폭 행보는 계속됐다. 그는 김 전 총리를 만난 후 같은 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고건, 노신영, 이현재, 한승수 전 총리 등 각계 원로 13명을 불러 만찬 회동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정치권 이야기가 오고 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으나, 출마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갔을 거라는 관측은 증폭됐다.

 ◇ TK 찾아 나무의 제와 '주목(朱木)' 식수

 반 총장이 공식 일정을 재개한 지난 29일 그는 여전히 대권 관련 언급을 삼가했으나, 그의 동선은 대권 행보와 다를 바 없었다는 평가다.

 그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忠孝堂·보물 414호)을 찾아 나무 중의 제왕으로 불리는 주목(朱木)을 심었다. 충효당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하회마을 관계자 등과 오찬을 한 그는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나라 사랑 정신, 투철한 공직자 정신을 기리며 나라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회마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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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UN NGO 컨퍼런스에 참석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손뼉을 치고 있다. 컨퍼런스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6월1일까지 '세계시민교육'이라는 대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4개 섹션의 대규모 라운드테이블과 4개 트랙 48개 섹션의 소규모 워크숍이 진행된다. 2016.05.30. (사진=경북도청 제공)  photo@newsis.com
 반 총장이 이날 대권 도전 관련 질문에 "허허"라고 웃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정치권에서는 그가 임진왜란 극복에 앞장섰던 서애 류성룡 선생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외교관 출신인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예정에 없던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에서는 신청사 입구에 '금강송'을 식수했다. 이날 반 총장이 경북도청에 심은 나무는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같은 날 경주로 이동해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경북 지역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으나 단연 관심은 반 총장이었다.

 그는 2시간가량의 만찬이 끝난 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연회장 입구에 서서 거의 모든 참가자와 악수를 했다. 배웅은 주최 측 고위 관계자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반 총장이 배웅한 사람 중에는 새누리당 김정재(경북 포항 북구), 김석기(경북 경주)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 및 당선인 등이 눈에 띄었다.  

 ◇ 향후 활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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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총장은 방한 마지막 날 기자회견에서 앞선 5일간의 행보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조금은 억울해하는 모습이었다. 본인은 유엔의 수장으로서 단지 회원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했을 뿐인데 언론이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게 이날 기자회견 발언의 요지였다.

 그는 그러면서 과대 해석이나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남은 임기 7개월 동안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향후)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제가 잘 알고, 제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이번 방한이 정치적인 목적에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은 일축하면서도 퇴임 후 행보에 대한 전망의 여지를 열어뒀다.

 지난 25일 제주포럼을 시작으로 일본과 한국, 특히 서울과 경북을 오가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던 반 총장은 이날 오후 7시30분 인천공항에서 뉴욕으로 떠난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퇴임 후 한국에 곧바로 들어오기보다는 거리를 두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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