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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궁금증 총정리

등록 2016-06-04 07:59:23   최종수정 2016-12-28 17: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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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국민투표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런던 시내의 한 슈퍼마켓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오는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EU 잔류에 표를 던질 것을 역설하고 있다. 2016.05.22
브렉시트 아직도 모르겠다면…‘쉽게 이해하기’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오는 23일 시행된다. 영국 뿐 아니라 EU와 EU밖 국가들에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전 세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는 세기의 도박”이라고 경고까지 한 마당이다.

 이번 투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브렉시트되면 어떤 영향?

 브렉시트(Brexit)는 영국(Britain)과 탈퇴(Exit)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친 말로,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영국이 EU에서 나갈 경우 증시가 폭락하고 국제금융·외환시장이 출렁이는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가 크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은 모두 브렉시트가 투자 심리와 투자자 확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독일·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브렉시트 ‘쇼크’ 전망을 경고했다.

 경제적 영향 뿐만이 아니다. 영국령인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독일 및 프랑스와 함께 EU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영국이 빠짐으로써 2차 대전 종전 후 전쟁 없는 유럽, 함께 잘사는 유럽을 만들자는 EU가 해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유로존에 편입되지 않은 덴마크와 체코를 비롯해 EU 탈퇴 요구 목소리가 높은 폴란드와 헝가리도 영국처럼 국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유럽 전선이 EU와 영국으로 분할돼 어려움을 겪게 된다.

- 영국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게 된 이유는?

 영국에서 반(反) EU 정서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2013년 1월 캐머런 총리는 “2017년까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는 “EU 내 지위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EU와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재선에 성공한 캐머런 총리는 올해 2월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협상안을 최종 타결했으며, 이후 국민투표일(6월23일)을 확정했다.

- 캐머런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은 어떤 입장?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노동당과 달리 보수당은 찬·반으로 양분돼 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캠페인은 여·야 간 대결이 아닌 보수당 내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보수당 차기 총리 유력 주자인 보리스 존슨 런던 전 시장과 현 내각에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이언 던컨 스미스 고용연금부장관 등 6명의 장관이 EU 탈퇴 운동에 합류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30일부터 ‘반EU탈퇴 캠페인’을 벌이는 캐머런 총리를 노동당 소속의 사디크 칸 신임 런던시장이 지원사격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여당과 제1야당의 ‘대연정’을 연상케할만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평했다.

- 상당수 영국인들은 왜 EU탈퇴를 주장하는가?

 영국에서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주도하는 대표 단체 ‘보트 리브’(Vote Leave·탈퇴에 투표를)가 내세운 슬로건 중에 “유럽은 되지만, EU는 안돼!”(Yes Europe, No EU)가 있다. EU로부터 빼앗긴 통제권을 되찾고, EU와는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관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비EU국가인 노르웨이·아이슬란드처럼 무역 장벽과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는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U를 탈퇴하면 EU로부터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보트리브의 주장은 특히 연령이 높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크다. 보수당 상원의원을 지낸 마이클 애쉬크로프트 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1%는 “EU 탈퇴 시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얻는 혜택 일부를 못 받는다 해도 스스로 우리 문제를 더욱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65세 이상 응답자 중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한 비율이 73%나 됐으며, 18~24세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반면 18~24세 응답자의 65%는 “다른 국가와 협력을 통해 혜택을 얻는 대신 우리 문제에 대한 통제권을 양도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했다. 또한 보수당 지지 유권자들은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며, 연령이 높은 보수주의자 대다수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이민문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EU잔류 찬성 진영은 오는 23일 국민투표에서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을 것을 예상,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브렉시트에 따른 연금가치의 하락을 주장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지난 달 26일 연금 수급자의 평균 자산이 최대 3만2000파운드(약 5500만원)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3일 국민투표에서 EU탈퇴 결론이 날 가능성은?

 여론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예측하기가 어렵다.최근 수주 간 여론조사에서는 EU 잔류 의견이 탈퇴보다 약간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지난 달 31일 가디언에 따르면, ICM이 실시한 온라인 및 전화 여론조사에서 찬성 답변(52%)이 반대(48%)를 4%포인트의 큰 차이로 다시 앞섰다. 성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화조사의 경우 전체의 45%가 브렉시트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42%, 모르겠다는 답변은 13%로 나타났다.

 31일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여론조사업체 ORB의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를 반드시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응답자 기준으로 브렉시트 반대가 51%, 찬성이 46%였다. 한주 전 조사(22일 공개)에서는 브렉시트 반대가 55%, 찬성은 42%로 EU잔류 의견이 크게 앞선 바 있다. 지난 달 26일 이민자 유입이 급증했다는 영국통계청(ONS) 발표가 나온 이후 브렉시트 찬반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베팅업체나 정치전문 웹사이트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베트페어(Betfair)는 지난 달 25일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가능성을 82.6%로 예측했다. 또 지난해 총선에서 드러난 여론조사업체들의 예측 오류를 예견했던 정치전문 웹사이트 ‘넘버 크런처 폴리틱스’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지금까지 것 중 최저인 18%로 예상했다.

- 브렉시트 가능성, 관전포인트는?

 투표율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낮으면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자들은 현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투표의지가 높은 반면, EU잔류 지지자들은 단순히 날씨가 나쁘다는 이유로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EU 탈퇴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가 잔류 지지자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낮은 투표율은 탈퇴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EU잔류 결론이 나더라도 얼마나 큰 격차로 이기는지가 중요하다. 국민투표에서 EU잔류 지지 비율이 반대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면 캐머런 총리가 승리했다고 할 수 있으나, 탈퇴율보다 4~5% 포인트 높은 데 불과하다면 캐머런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EU탈퇴 측이 승리하면, 캐머런 총리는 2기 내각 출범 1년 만에 중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설령 캐머런 총리가 사퇴를 거부한다 하더라도 하원 의원들이 사퇴 압박을 할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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