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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스크리닝]한국서 애 안 낳는 게 강아지 탓일까…'보스 베이비'

등록 2017-05-29 15:50:00   최종수정 2017-05-29 19: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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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할리우드 만화영화 ‘보스 베이비’(감독 톰 맥글러스)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출생아 수는 9만88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2600명)보다 12.3% 감소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1분기 출생아 수가 1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출산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졌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1년4개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턴 감소 폭이 10%대를 웃돌고 있다.

 이와 달리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통계청은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아기는 점점 낳지 않고, 반려동물은 갈수록 많이 키우는 경향은 꼭 국내에 국한하지 않나 보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해 약 234만 관객이 본 할리우드 만화영화 ‘보스 베이비’(감독 톰 맥글러스)가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줄거리는 이렇다. "상상력 풍부한 '팀'(토비 맥과이어)은 7살이 되도록 외아들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알렉 볼드윈)이 태어나며(팀이 목격하기에는 혼자 유유히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며) 그 사랑을 모두 빼앗겨 버린다. 남동생은 엄마, 아빠가 보기에는 한없이 예쁘고 착한 아기이지만, 팀이 보기에 동생은 말도 하고, 행동도 어른처럼 하는 '수상한 인물'일 뿐이다.

 팀의 추적 끝에 드러난 남동생의 정체는 '베이비 주식회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다. 팀의 부모가 다니는 '퍼피 주식회사'에서 론칭할 '신상 강아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됐다.

 팀은 부모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남동생은 퍼피 주식회사를 무찌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조를 시작한다."

 부연하면 극 중 동생, 그러니까 보스 베이비가 일하는 베이비 주식회사는 사람들이 아기를 낳지 않아 파산 위기에 처했다. 베이비 주식회사는 그 원인으로 '강아지'를 지목한다.

 영화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사람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이 강아지 탓인 것으로 풀었으나 모두 잘 알듯이 한국에서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기를 낳아서 키울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어머니의 97.5%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또 91.7%가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90% 이상이 "육아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가 지난 2012년 가족 보건·복지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녀 한 명이 대학 졸업까지 들어가는 양육비를 추산한 결과 올해는 그 비용이 3억 9670만원에 달했다. 

 아들이 미국 한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학부와 MBA(경영학 석사)를 마치도록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한 선배가 있다. 그는 "자식 농사가 최고의 노후 준비"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 말이 왠지 "나, 자식 키우느라 노후 준비 못 했다"로 들리는 것은 기자의 귓속 달팽이관이 배배 꼬여서도 아니다.

 '출산율 저하가 국가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는 결국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출산율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이 마음껏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서는 이런 정책에 상대적 불평등을 느낄 수 있는 미혼(未婚)·비혼(非婚) 남녀가 마음 편히 결혼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 마련도 절실하다, 현 국내 경제 상황에서 결혼한다는 것은 그래도 '능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혼할 엄두도 못 내는 사람도 적잖은 탓이다.

 자녀를 낳지 않아 갖게 되는 아쉬움을 달래거나 배우자가 없어 느끼기 마련인 쓸쓸함을 채우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보다 부담감이 덜하다는 이유로 자녀를, 배우자를 포기한 채 반려동물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자녀와 함께, 배우자와 더불어 반려동물을 키우며 행복해하는 국민이 가득한 세상이 진짜 우리가 꿈꾸는 나라다운 대한민국이 아닐까.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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