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이웅진 화려한싱글은없다]최고의 배우자, 최악의 배우자···과연 따로 있나

등록 2018-12-11 06:02:00   최종수정 2018-12-11 18:09:1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결혼정보회사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반성문 하나를 쓰고 있다.

예전에 홍보 차원에서 배우자 순위조사를 했는데결과적으로 특정 직업을 서열화했고, 그것이 하나의 인식이 되어버렸다. 있어서는, 해서는 안 될 죄악을 사회에 저지른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내가 가장 잘못한 부분이다. 10년 전부터 배우자 순위조사를 안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그런 조사는 나오고 있다.

27년간 10만명 만남, 3만명의 결혼 과정을 지켜보니 100명 있으면 100명이 다 스타일이 다르고, 어울리는 상대도 다르다.그래서 몇 가지 기준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특히 본인에게도 좋지 않다. 흔히 말하는 인기 있는 전문직의 뒷모습을 보면 평균이다. 돈 없이 어렵게 시작한 커플도 역시 평균이다. 최고의 배우자인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최악일 수도 있고, 반대로 최악인 줄 알았는데, 최고의 배우자일 수도 있다. 나한테 맞는 상대가 최고의 배우자다.

A는 명문대를 나왔고, 집안도 좋은 소위 1등 신붓감이었다. 조건이 좋아서 선 자리가 줄을 섰고, 그녀는 고르고 골라서
외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동포2세 변호사와 결혼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갔을 때만 해도 그녀의 인생은 황금빛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았던 남편이 실체를 드러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생활 능력이라고는 없었고, 버는 돈은 자기 밑으로 다 들어갔다. 사건 하나 제대로 맡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지금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있다.

B의 경우는 정반대다. 직업, 학벌, 가정환경 등이 좋은 그녀는 가난한 집안, 평범한 대학을 나온 보통 남자와 결혼했다. 주변에서는 왜 그녀가 그런 남자를 선택했는지 의아해했다. 그녀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부부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느라 처음 몇 년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책임감이 강한 남편은 어떻게 해서라도 생활비는 갖다줬고, 몇 해가 흐르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아내가 고생한 것을 아는 남편은 지금도 처가 일이라면 열 일 제쳐두고 나선다. 그녀는 지금 “사모님” 소리를 들으면서 품격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만 보고 사람을 선택하기에는 인생에 너무도 변수가 많다. 최고의 배우자와 최악의 배우자는 지금 현재의 조건과 상황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결혼생활의 결과물이 말해주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