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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테츨라프,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 된 까닭

등록 2018-12-23 12:01:00   최종수정 2018-12-31 09: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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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a Bertazzi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상주 음악가로 지낸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많이 창조해내는 일 같다."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2)가 서울시향 내년 시즌 '올해의 음악가'로 나선다. '올해의 음악가'는 일종의 '상주 아티스트' 제도다.

클래식에서 상주 아티스트는 오케스트라 또는 공연장에서 특정 기간 머물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심층적으로 보여주는 음악가를 뜻한다. 서울시향은 올해 '올해의 음악가' 제도를 처음 도입,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4)를 선정하고 그와 그가 들려주는 음악을 조명했다.

 테츨라프는 이미 뉴욕 카네기홀의 퍼스펙티브 아티스트, 위그모어 홀·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아티스트 등 유명 공연장·오케스트라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다.

테츨라프는 서울시향을 통한 e-메일 인터뷰에서 "위그모어 홀에서 상주 음악가로 지낼 때는 내 실내악 틀을 깨는 시도를 많이 했다"고 상주 음악가 제도의 장점을 설명했다.

"함께 연주하지 않은 사람들과 슈베르트 오중주를 연주하는 등 평소 못한 연주를 많이 했다. 베를린 필하모니의 상주 음악가로 지낼 때도 실내악 연주 등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베를린 필은 재단이 운영하고 교육하는 젊은 연주자들과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 어느 곳에 있었느냐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가 모두 다르다."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것에 관해 그는 "이렇게 멋진 교향악단과 함께 연주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고 했다.

테츨라프는 아네 조피 무터(55), 프랑크 페터 치머만(53) 등과 함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의 명맥을 잇는다는 평을 듣는다. 바흐 무반주 작품부터 베토벤, 브람스, 버르토크, 시마노프스키, 쇼스타코비치, 외르크 비트만까지,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빈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런던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연간 약 100차례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디아파송 황금상과 미뎀 클래식 어워드, 에코 클래식 상, 에디슨 상, 독일비평가상 등 주요 음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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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과는 2011년 6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처음 협연했다. 내년 계획된 프로그램들로 약 7년6개월여 만에 만나게 됐다. "브람스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면서 서울시향의 뛰어난 실력에 놀랐다.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이유"라고 분명히 했다. "서울시향은 굉장히 의욕이 있고 놀랄만한 실력을 갖춘 오케스트라다. 그래서 서울시향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이 됐을 때 특별히 더 좋았다"는 얘기다.

"과거 여러 단체의 상주 음악가 활동을 하며 이런저런 시도를 할 때, '내가 이 도시에 왔구나'는 기분이 들곤 했다. 서울시향과 함께하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와 친밀하게 연결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기회를 통해 한국을 더 배우고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 1년 동안 내가 사랑하는 곡들을 서울시향 단원들, 한국 관객들과 함께하며 더욱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10년 바흐 '무반주 소나타 & 파르티타 전곡' 연주로 처음 내한한 테츨라프는 2014년 10월 '테츨라프 콰르텟'과 연주, 같은 해 12월 '2009 ARD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이기도 한 제자 박혜윤(26)과 듀오 무대 등을 펼쳤다.

내년에는 서울시향과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월 5·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르쿠스 슈텐츠(53) 수석 객원지휘자 지휘로 서울시향과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같은 달 7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과 소나타 3번을 들려준다. 서울시향 단원들과 드보르자크 현악 오중주 제3번도 선보인다.

이 무대는 특히 그가 바흐 무반주 녹음을 세 차례나 했을 정도로 이 레퍼토리에 정통해 기대감을 더한다. "바흐의 작품을 40년 동안 연주해 왔다. 이 곡들은 내 연주의 중심이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다. 오랫동안 연주해 곡과 이야기하며 같이 걷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9월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6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만프레드 호네크 지휘로 서울시향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같은 달 7일 세종체임버홀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4번·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수크 피아노 오중주 등 서울시향 단원들과 실내악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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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에서 바흐 무반주 작품과 브람스 협주곡, 그리고 테츨라프 콰르텟과 실내악 작품들만 선보였다. 이번 서울시향과는 베토벤, 바흐, 시마노프스키, 드보르자크, 수크 등 아주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게 돼 무척 기쁘다. 특히 시마노프스키 협주곡이나 수크의 실내악 작품 등은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레퍼토리가 아니어서 더욱더 흥미롭다."

테츨라프는 솔로 활동만큼이나 실내악 활동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당연히 솔로 활동과 실내악 연주를 모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베토벤, 슈베르트 4중주를 연주하지 못한다면 정말 슬픈 인생이 될 것이다.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와 같은 피아노 삼중주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것도 정말 큰 기쁨이다. 이들을 연주함으로써 인생이 더욱 풍부해진다. 실내악을 들을 때 관객들이 음악에 더 몰입하고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그 느낌이 참 좋다."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을 "뛰어나고 깊은 음악가"라고 치켜세운 그는 "(유럽의 음악) 학교에 가보면 한국 학생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하지만 국적은 중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연주자 중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길게 봤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주자로서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냐'다"고 짚었다.

한국 작곡가 중 진은숙(57)과 인연이 있다. 진은숙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 적이 있어서다. "연주를 해 본 지 오래돼 다시 연주해보고 싶다. 그녀의 다른 곡들도 연주해보고 싶다"고 했다.

내년 서울시향 상주 음악가 작업 외에도 일정이 빠듯하다. 이미 녹음한 베토벤 협주곡과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내년 9월 발매할 예정이다. 베토벤의 후기 오중주와 소나타 녹음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내 음악을 들어줄 한국 관객을 만날 것을 고대한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와 연주하게 된 것을 잘 알고 있다. 리허설이 벌써 기대된다"는 그를 자주 볼 수 있는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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