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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크바스토프 "재즈는 자유다"···키 130㎝ 세계적 바리톤

등록 2019-03-03 10:23:55   최종수정 2019-03-11 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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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크바스토프 ⓒGregor Hohenberg·SONY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누구나 인생의 미션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 경우는 심각한 장애에도, 많은 걸 성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육체가 악기인 성악가인데 몸이 쇠사슬에 묶여 태어난 격이다. 어머니가 임신 중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인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인해 손가락이 7개, 어깨와 붙은 것 같은 손 등 중증 선천기형이다. 키는 130㎝ 남짓이다.

'작은 거인'으로 통하는 독일의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60)는 세계적인 성악가의 반열에 올라선 인간승리의 전범이다. 19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한다.

1988년 클래식음악계 등용문으로 불리는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하면서 크게 주목 받았다.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정명훈 등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독일 최고 권위의 음반상 에코상과 세 차례 그래미상도 받았다. 유럽 명문 한스 아이슬러 음대 교수로 발탁되기도 했다.

데뷔 30여년 만인 2012년 건강이 허락지 않는다며 성악가로서 은퇴했다. 그래도 의지는 꺾지 않았다. 재즈 가수로 전향했다. 2007년 도이치 그라모폰(DG)을 통해 재즈 앨범 '워치 왓 해픈스(Watch What Happens)'를 발매한 크바스토프는 어린 시절부터 재즈를 즐겨온 재즈 마니아다. 최근 소니 레이블에서 재즈 앨범 '나이스 '엔' 이지(Nice ‘N’ Easy)'를 발표하고 아시아 투어에 나섰다.

크바스토프는 e-메일 인터뷰에서 "재즈는 어려서부터 평생 함께해 온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재즈의 자유로움과 무한한 즉흥성을 좋아하다. 또한 무대에서 함께하는 연주자들과 클래식보다 훨씬 더 친밀한 반응을 주고받을 수 있다. 클래식에선 음(notes)과 음가(length)를 정확히 노래하고 연주하는 게 중요하지만, 재즈에선 모든 게 더 자유롭다."

이번 한국 공연은 '나이스 '엔' 이지' 수록곡 위주로 꾸린다. 앨범명이 크바스토프의 삶에 대한 태도를 가리키는 듯하다. "사실 '멋지고 편안하게’는 삶의 모토이기도 하지만, 이번엔 음악과 더 관련이 있다. 멋지고 편안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크바스토프가 그랬듯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는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처음엔 보상이 미미했지만 많이 나아졌다. 나는 운이 좋아 성악가로서, 교수로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탈리도마이드 피해자의 대변인이 되고 싶진 않다"는 것이다. "그런 역은 생활을 보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 해야 한다. 그들이 목소리와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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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바스토프 콰르텟 ⓒStephan Doleschal
크바스토프는 앞서 펴낸 자서전 '빅맨 빅보이스'에 "장애인들의 신체적 결함이 결정적 핸디캡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티눈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나도 보통사람들과 다름없이 친구들도 있다. 이런 저런 문제도 있고 추억도 많다"고 썼다. 어느덧 예순이 넘은 그가 여전히 젊어보이는 이유다. "나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다. 내 삶이 아주 만족스럽다."

향후 스케줄도 빽빽하다. 재즈 공연과 마스터클래스 등이 예정됐다. 문학 낭독회에도 관심이 큰 크바스토프는 특히 소프라노인 크리스티아네 카르그와 함께 프랑스의 시인 겸 소설가인 루이즈 드 빌모랭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낭독회를 연다. 최근 하이델베르크에서 자신이 주최하는 '가곡 콩쿠르'(LIED)의 여섯 번째 대회도 마쳤다.

당분간은 한국 공연만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 노래하게 돼 아주 기쁘다. 한국에 처음 가보는 거라 설렌다. 한국인 학생들을 가르치긴 했지만, 우정에 이르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에 가면 많이 알게 되길 바란다."

다음 내한 레퍼토리를 미리 물었다.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클래식은 아닐 것 같다"고 답했다. "내 클래식 무대 경력은 대단했고 더없이 풍요로웠지만, 현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재즈가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

황덕호 재즈 음악칼럼니스트는 "크바스토프가 '나이스 '엔' 이지' 앨범을 통해 재즈가 단지 때때로 벌이는 여가가 아니라 그의 음악의 중요한 일부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공연에는 프랑크 체스트니어(피아노), 디이터 일그(더블베이스), 볼프강 하프너(드럼)가 함께 한다. 서울 공연에 앞서 16일 오후 5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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