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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염정아 "색조화장 안하고, 피부도 촉촉하면 안되고···"

등록 2019-04-03 17:49:46   최종수정 2019-04-15 09: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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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자존감이 강한 여자다.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무너지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딸을 위해 흔들리지 않아야만 했다. 감독은 감정이 과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연기하기가 정말 어려운 인물이었지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염정아(47)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미성년' 중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요약했다. 배우 김윤석(51)의 연출 데뷔작이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출도 잘할 것 같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나에게 출연을 제안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김 감독이 처음부터 연기가 중요한 영화라고 말했다. 혹시라도 잘못 짚어서 작품에 누를 끼칠까봐 걱정했는데 믿음직스러웠다. 좋은 경험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디렉션이 마음에 와닿았다.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 정확하게 뭐가 부족한지 알았다. 워낙 가정적이다. 집안에서 깊숙한 대화도 나누는 것 같다. 여자들의 심리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 작품 출연 제의를 다시 받아도 수락할 것이다."

연출에 도전하고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았을까. "할 줄 아는 게 정말 없다. 다른 것을 욕심내본 적이 없다"며 한 우물만 파겠다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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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평온한 일상을 뒤흔든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다. "촬영 내내 우리 영화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 미성년과 성년·어른스러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떤 상황이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고 감정에 많이 휘둘리지 않는 것이 어른이 아닐까 싶다."

염정아의 배역은 '영주'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남편의 불륜에 큰 충격을 받지만, 고등학생 딸 '주리'(김혜준)를 위해 내색하지 않고 참는다. "영주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너무 열심히 살았다. 남편과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여자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던 사람에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겉으로 마음을 드러내보이지 않는다. JTBC 금토극 'SKY캐슬' 한서진과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미성년'에서 참았던 감정을 'SKY캐슬'에 가서 푼 것 같다. 하하."

섬세한 감정연기와 청초한 모습으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색조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캐릭터적으로 촉촉하게 보이는 얼굴은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 피부도 건조하게 보이게끔 했다."

김윤석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최동훈(48) 감독의 영화 '범죄의 재구성'(2004) '전우치'(2009)에 같이 출연했지만, 그 때 연기를 함께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같이 하는 신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미 감독으로 익숙해져 있을 때 연기 잘하는 선배와 연기를 하게 되니 더욱 긴장됐다. 연출할 때와 연기할 때의 모습이 너무 달랐다. 연출할 때는 부드럽고 섬세했는데 연기할 때는 완전히 연기자였다."

신예 김혜준(24)·박세진(23)도 칭찬했다. "현장에서는 후배 연기자가 아니라 배역으로 보였다. 영화를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연기를 잘했다. 둘 다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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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염정아는 대표적인 미스코리아 출신 톱스타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뽑히고 포토제닉상까지 받았다. 이듬해 국제대회인 미스인터내셔널에 참가해 3위를 차지했다. 포토제닉상까지 챙기며 국제적으로 미모를 공인받았다.

1991년 MBC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드라마 '일월'(1993) '굿모닝 영동'(1993) '야망'(1994) '좋은 남자 좋은 여자'(1995) '창공'(1995) '사과꽃 향기'(1996) '모델'(1997) '야망의 전설'(1998) '크리스탈'(1999) '태조 왕건'(2000) '사랑한다 말해줘'(2004) '로열 패밀리'(2011) '내 사랑 나비부인'(2012) '마녀보감'(2016), 영화 '테러리스트'(1995) '텔 미 썸딩'(1999)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오래된 정원'(2007) '간첩'(2012) '카트'(2014) '장산범'(2017)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꽤 많은 캐릭터를 해봤던 것 같다. 별로 후회가 없다"고 돌아봤다. "나이에 맞는 배역들이 있을 것이다. 직업이 정말 많고, 엄마의 모습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런 것들을 기다리는 게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선택 기준은 극본이다. "전체적인 짜임새를 본다. 그게 재미있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은 바로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이 다 그랬다. 출연 여부를 빨리 결정한다. 오랫동안 고민하면 결국 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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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과 드라마 'SKY캐슬'의 연이은 성공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SKY캐슬'이 인기를 끌면서 갑자기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늘었다. 플래카드에 내 이름이 크게 써져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게 느껴졌다.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하하."

차기작은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다. '택일'(박정민)의 엄마 역이다. "박정민(32)과 대본 리딩만 한 상황이다. 어떤 엄마를 표현하고 싶은지 혼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다.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풀어갈 생각이다."

어느덧 쇼트커트는 그녀를 상징하는 헤어스타일이 되어버렸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단발로 상큼한 매력을 발산했다. "지금 머리를 열심히 기르고 있다. 하하. 다행히도 머리가 빨리 자라는 편이다.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만큼 머리 모양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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