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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결국 유럽의회 선거 치르는 英…"EU에 민심 전달할 기회"

등록 2019-05-21 06:54:45   최종수정 2019-05-28 0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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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합의 결렬돼 EU 선거 참여…브렉시트당·자유민주당 득세
"우스꽝스러운 브렉시트 난국…EU에 영국민 원하는 바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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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이지예 통신원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유스턴역 인근의 한 공원 시설물에 유럽의회 선거 보이콧을 주장하는 벽보가 붙어 있다. '누구에게 투표하든 EU 지지'라는 문구 위에 누군가 '잔류'라는 낙서를 수십개 적어 놨다. 2019.5.20.
【런던=뉴시스】이지예 통신원 = "엄청난 정치적 변화를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 영국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유럽연합(EU)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유럽의회 선거(23~26일)를 앞둔 영국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공존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반파 모두 이번 선거를 통한 입지 확대를 노리는 가운데 투표 결과에 따라 더 큰 정치적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런던 시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엉망인 상황이 계속돼 왔다"며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브렉시트를 당장 무르거나 추가로 연기시키는 건 아니겠지만 EU에 영국의 민심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의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주장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EU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올초 브렉시트를 예정했지만 의회가 EU와의 협상안을 세 차례 연속 부결시키면서 탈퇴일이 10월 31일까지로 미뤄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의회 승인만 받으면 이른 브렉시트가 가능하다며, 이달 초까지도 유럽의회 선거 참가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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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이지예 통신원 =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워런스트리트 인근에서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 관계자들이 유럽의회 선거(5월 23일) 유세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선거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중단시킬 기회라고 강조했다. 2019.5.20.
하지만 지난 17일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의 브렉시트 담판마저 결렬되자 어쩔수 없이 유럽의회 선거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영국이 6월 1일자로 EU와 합의 없이 '노 딜'(no deal) 브렉시트로 내몰리기 때문이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의 어정쩡한 상황을 보여주듯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지난 주말 런던 도심에서 뜨거운 유세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규모 EU 찬반 시위가 열렸다는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밀라노 등 다른 유럽 주요 도시들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다만 기성 정당들이 브렉시트 협상 후유증으로 부진한 틈을 타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자민당)과 극우 브렉시트당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각각 '브렉시트를 멈추자(Stop Brexit)', '정치를 싹 바꾸자'(Change politics for good)라는 명료한 구호를 내걸고 선거 운동을 펼쳤다. 

런던 워런스트리트 인근의 자민당 부스에서 만난 당 관계자는 "우리는 유럽 잔류를 지지하고 이민자를 환영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보들이 있다"며 "시민들 반응이 꽤 좋다. 유세에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고 먼저 다가와 관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런던에서만큼은 오늘 기준으로 자민당 지지율이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주요 정당들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보니 우리 당으로 관심이 모이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EU에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유거브, 오피니엄 등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 2월 창당한 극우 브렉시트당이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 노동당 등 거대 정당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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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이지예 통신원 =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유럽연합(EU) 지지자들이 유럽 통합을 촉구하는 플래시몹을 진행하고 있다. 2019.5.19.
영국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은 유럽의회 선거를 EU 탈퇴와 정치 개혁을 밀어붙일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등록 유권자들에게 발송되는 전단에서 '이번 선거는 애초에 열리지 말았어야 했다', '5월 23일은 영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미래가 시작되는 날' 등 공격적인 문구로 지지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오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EU 지지자들이 플래시몹(여러 사람들이 모여 특정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행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저마다 EU를 상징하는 푸른색 의상을 착용하고 나타나 '하나된 유럽'을 염원하는 노래를 합창했다.

참가자들은 "평화와 번영, 모두를 위한 유럽을 이루기 위해 유럽인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 내 극우 세력의 위협에 맞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과 여행객들에게 소형 EU 깃발을 나눠주며 유럽 통합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브렉시트 찬성파로 보이는 몇몇이 맞은편에서 잉글랜드 깃발을 펼쳐보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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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이지예 통신원 = 19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 앞의 가로등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반대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19.5.20.
국회의사당 인근을 비롯해 런던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치 벽보와 스티커들은 평온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브렉시트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스턴역 근처의 한 포스터에는 유럽의회 선거 보이콧을 주장하는 문구 위에 '잔류를 위한 투표를!'이라는 낙서가 어지럽게 엉켜 있다.
 
정치권을 향한 냉소적인 시선도 계속되고 있다. 한 시민은 유럽의회 선거 직후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 재상정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대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라며 "메이 총리가 또 다시 곤경에 처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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