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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소 100마리 키우는 노총각의 반전

등록 2019-09-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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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근 한국의 결혼문화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지방 남성들의 국제결혼이다. 자체 조사한 자료를 보니 대부분의 지방, 흔히 말하는 농어촌의 국제결혼 비율이 상당히 높다.

특히 경북·전북 지역이 높은 편이다. 경북 영양군은 2017년 한해 전체 결혼건수 중 26.1%가 국제결혼이었다. 결혼커플 100쌍 중 26쌍이 국제결혼인 것이다. 전남 담양, 전북 임실, 경북 봉화, 전남 진도 등도 국제결혼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은 산업화의 결과물이다. 대가족 해체, 아파트 거주 등으로 예전처럼 친척이나 이웃이 중매를 서는 일이 줄어들었고,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 농어촌 등 지방 거주 기피 현상, 결혼비용 증가 등으로 지방 남성들이 결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국제결혼이 해결책이 됐다.

나는 국제결혼이 ‘양날의 검’이라고 본다.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그의 몇십배, 몇백배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남성들의 결혼 문제는 매우 심각하며, 비판만 하기에는 이들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거의 없다. 

전라도에 살면서 축산업을 하는 30대 후반 남성이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연락드렸습니다. 여기서 안 되면 국제결혼하려고요.”

남성과 얘기를 해보니 연봉이 1억원 정도 됐다. 꽤 넓은 목축지와 젖소 100여두가 본인 소유라고 하니, 객관적으로 보면 서울의 웬만한 대기업 직원보다 경제력이 좋았다. 단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배우자를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사는 집 주거환경이 어떤가요? 화장실, 주방 같은 부분이요.”
“몇년 전 공사를 해서 중간 수준은 됩니다.”
“도시에 사는 여성을 만나려면 특히 주거환경이 좋아야 합니다. 세련되고 편안한 구조로 바꾸라고 권하고 싶네요.”
“아직 괜찮은데요.”
“국제결혼 얘기까지 하면서 그 정도 투자는 아무 것도 아니죠. 당장 안 되면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해보세요.”

그리고 도시 여성이 지방지역, 그것도 목축농가와 같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게 될 때 겪는 어려움, 문화생활 등 여성에게 중요한 부분을 얘기했다.

“아, 결혼을 이렇게 세세하게 고려하고 준비하는줄 몰랐어요. 복잡하네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살 생각까지 하셨으면서, 그래도 같은 한국인이 낫잖아요.”

남성의 확답을 받은 후 30대 초중반 여성회원 2000여명에게 남성의 상황을 설명하고, 만남 여부를 묻는 e-메일을 보냈다. 10여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없을 것 같은데도 지방 남성과 만날 생각이 있는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여성들 중에 선별해서 3명을 최종 추천했다. 그게 6개월 전이다.

그렇게나 자주 통화하던 남성에게 연락이 없었다. 담당 매니저를 통해 확인해보니 추천받은 여성 중 1명과 교제를 하는 중이고, 이번 추석에 여성의 부모에게 인사를 갔다고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결혼에는 어려움이 동반된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남성이 동남아 등지에서 배우자를 찾는 결혼 방식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고,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어촌 지역은 30대 남성 중 절반 이상이 싱글이다. 심지어 그 비율이 60%를 넘는 곳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의 국제결혼 비용을 지원하는 지자체가 많다.

이런 식의 국제결혼은 한 세대 안에 마무리될 것이다. 다음 세대에 가면 한 시대를 상징했던 ‘농촌 총각’이라는 말도 사라질 것이다.

통신 속도는 더 빨라지고, 도로는 더 생기고, 인프라는 더 확충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의 정주 여건도 좋아지게 되고, 그 결과 생활여건과 교육수준 등에서 도농의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 시대답게 외국과의 교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지금처럼 한국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해 동남아로 가는 남성들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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