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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대한민국 최대 역사문화 축제 '대백제전'

등록 2010-10-12 11:16:09   최종수정 2017-01-11 12: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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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부여=뉴시스】조명휘 기자 = 역사상 한반도에서 가장 찬란한 문화강국으로 이름이 드높았던 백제(百濟).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제국을 일군 고구려나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에 비해 패망의 역사로 폄하되기 일쑤였다. 고구려와 신라의 이름에 묻혀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던 1400년 전 백제가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2010세계대백제전. 공주(웅진)와 부여(사비), 논산 일원에서 한 달간의 일정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 대백제전은 대한민국 최대의 역사문화축제다.

 올해로 56회째를 맞은 대백제전은 1955년 부여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시작된 삼충제와 수륙재가 모태가 돼 시작됐다.

 먹을 것, 입을 것 어느 것 하나 풍족하지 못해 어렵고 힘들게 살던 시절임에도 웅진과 사비에 살던 시민들이 옛 백제를 그리워하며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다는 점이 감동스럽다.

 성충, 흥수, 계백 등 백제 말 3명의 충신에게 올렸던 삼충제와 낙화암에서 몸을 내던진 한 많은 여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열렸던 수륙재는 이후 공주시가 행사에 참여하면서 백제문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축제가 크게 확대됐다.

 이후 12년 동안 공주시와 부여군이 격년제로 진행해 오던 백제문화제는 2007년 공주시와 부여군이 통합 개최를 합의하면서 국제행사인 대백제전으로 거듭나게 됐다.

 국제행사로 거듭나 처음 치러지는 이번 대백제전은 규모나 내용면에서 최상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주요 행사장에는 대백제전 최대의 백미로 꼽히는 국내 최대의 수상(水上)공연을 비롯해 150여 개의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구름관중을 손짓하고 있다.

 실제 개막 9일 만에 지난달 26일 100만 명의 관람객이 대백제전 행사장을 찾아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을 사로잡는 주요 명승지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17년 공들인 백제문화단지=백제문화단지는 삼국문화의 한 축으로 백제문화권의 찬란했던 역사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부여, 공주, 익산지역을 1993년 6월 백제문화권 특정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듬해 10월 조성사업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대규모 역사테마파크다.

 장장 17년간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 땅인 충남 부여군 합정리 일원 3276㎡에 6904억 원(국비 1709원, 지방비 2078억, 민간자본 3117억 원)이 투입됐다.

 백제왕궁인 사비궁, 백제의 대표적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백제 개국초기의 궁성인 위례성, 백제의 대표적 고분을 보여주는 고분공원, 충남도민의 기증으로 조성된 백제의 숲, 백제역사문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백제사 전문박물관인 백제역사문화관으로 구성됐다.

 부근의 약 32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총 322개 객실을 갖춘 호텔급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롯데리조트에서 숙박을 하면서 돌아보면 좋다.

 ◇사비궁=우리 나라 삼국시대 중 왕궁의 모습을 최초로 재현한 사비궁은 궁궐의 가장 중심이 되는 천정전(天政殿)과 동쪽의 문사전(文思殿), 서쪽의 무덕전(武德殿) 등이 회랑으로 둘러싸인 형태로 14개 동(棟) 4492㎡ 규모로 조성됐다.

 사비궁은 기둥의 상부에 서까래 모양으로 경사지게 돌출되는 하앙(下昻)구조로 돼있고 현존 왕궁 사찰 등의 단청색이 밝은데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색채를 띤다.

 천정문과 천정전을 잇는 어도(御道)는 부여군 규암면 외리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문양전 8장 중 하나로 임금을 상징하는 용문전을 복원했다.

 건물형태는 국립부여박물관 뒤편의 금성산에서 출토된 건물모양의 백제시대 청동소탑과 현존 정림사지 5층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등에서 보이는 목조건축양식 등을 근거로 하고 기타 국내외 고건축자료들을 참고로 재현됐다.

 천정전 기둥 중 가장 큰 기둥은 높이 10m, 직경 0.6m로, 수령 300년이나 되는 거대한 원목을 가공한 것이다.

 사비궁과 능사 단청 문양은 백제시대의 유물과 고분벽화 등에서 발견된 문양으로 자문과 고증을 통해 목재조립 완료 후 내부에 사다리를 설치, 일일이 수작업을 시행했다.

 사비궁의 백미인 천정전은 궁궐 내 가장 으뜸이 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신년하례식, 외국사신 접견 등 국가 및 왕실의 중요행사시에만 사용하는 공간으로 웅장하고 화려하게 높이 19m, 면적 337㎡의 2층 규모로 건축됐다.

 ◇능사=능사는 사찰 명칭이 밝혀지지 않아 지명을 따서 부르는 이름으로,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서 발굴된 사찰을 말한다.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인 국보 287호 금동대향로와 국보 288호로 이 사찰의 건립연대를 알 수 있는 창왕명석조사리감이 발견돼 서기 566년 목탑에 사리를 봉안하고 착공했음을 알 수 있는 주요한 유물이다.

 사찰의 유적은 문화단지에서 논산방향으로 8㎞ 떨어진 곳에 있는 부여 나성 밖의 능산리 고분군 주변에서 발굴조사된 유적을 이곳에 1대1 크기로 재현했다.

 총 13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가장 대표적인 건물인 능사 5층 목탑은 면적 55㎡에 높이는 38m(목탑부 30, 상륜부 8)로 아파트 13층 높이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 백제시대 목탑이다.

 목탑의 꼭대기 첨탑부분은 금(金)분이 대량으로 투입돼 화려함을 자랑한다. 현재 시가로 약 6억~7억 원 어치의 금이 들어갔다.

 ◇공주 고마나루 수상공연 ‘사마이야기’=총 9막으로 이뤄진 무령왕(사마)을 주제로 한 대규모 퍼포먼스다. 사마가 무령왕에 오르고 해상왕국과 영토의지로 승화돼 1400년을 뛰어 넘어 서해안 시대의 미래까지 계승되는 것을 표현했다.

 전문연기자 150명이 출연하며 연극과 무용, 뮤지컬, 특수효과, 미디어 아트 등을 선보이면서 수상공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이 이어졌다.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무대에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단연 대백제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손꼽기에 충분하다.

 지난 9월18일 첫 공연 이후 매진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대백제전 조직위원회는 공연기간을 하루 더 연장해 10월3일까지 선보였다.  

 ◇부여 수상공연 ‘사비미르’=백제의 마지막 고도인 사비성과 아름다운 낙화암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수상 퍼포먼스다. 패망의 상처를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고 다양한 공연요소를 통해 강한 백제, 위대한 역사의 부활을 선포하게 된다.

 문화·교류·해상강국인 백제가 중흥기 이후 나당 연합군과의 패전 속에서도 금동대향로, 정림사지 5층석탑 등 문화적 업적 등을 통해 부활하는 모습을 뮤지컬, 연극, 노래, 춤 등의 다양한 공연요소와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그려냈다.

 사비미르는 하늘의 질서로 세상을 다스리는 사비의 왕 미르(용)가 검은 군대 나라의 가물왕자를 불러 연희를 여는데 미르 공주와 가물왕자가 첫눈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숨 쉴 틈 없이 펼쳐진다. 10월12일까지 부여 낙화암 수상공연장에서 오후 7시30분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북부여에 뿌리를 둔 기마민족의 후예인 백제의 기상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걸작으로 관람객의 탄성이 이어지고 있다.

 신라의 대야성 공격에 앞서 출정식을 갖고 말 123필에 백제시대 갑옷으로 무장한 전투보병 100명이 출연해 장관을 연출한다.

 기마군단 행렬은 부여군청을 출발해 구드레 둔치까지 2.2㎞를 1시간여 동안 행진하면서 기마진법, 마장마술, 무술연기 등 스펙터클한 장면을 많이 선보인다. 제전 기간 중 5회에 걸쳐 펼치는데, 10월16일 마지막으로 실시된다.  

 ◇금동대향로 5악사의 부활=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에 표현된 오악사(五樂士)가 1400년의 베일을 벗고 생생히 살아났다.

 충남도는 최근 금동대향로에 나타난 오악사가 입고 있는 옛 복식과 이들이 연주하는 다섯 가지 옛 백제악기를 재연하는데 성공했다.

 백제고(百濟鼓·북), 백제적(百濟笛·피리), 완함(阮咸·비파), 소(簫·피리), 백제금(百濟琴·거문고)로 각각 이름 지어진 악기가 이채롭다. 실제 연주가 가능토록 복원됐다.

 ◇황산벌 전투 재현=계백장군과 오천 결사대가 나당연합군과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웅장한 스케일의 황산벌 전투 재현 프로그램이다. 전문연기자와 군인, 대학생으로 이뤄진 1000여 명의 출연진과 말 30필이 참여했다. 대규모 세트와 조명, 음향, 특수효과가 동원돼 나라의 존망을 두고 치열하게 벌인 전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0월2일과 3일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논산시 대교동 논산천 둔치에서 열렸다.

 ◇퍼레이드 교류왕국=해상왕국 백제는 주변국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주 교류국인 왜(일본), 양나라(중국), 천축국(인도), 흑치국(필리핀), 부남국(캄보디아) 등의 사신단 행렬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문 연기자와 외국인 등 150명이 출연해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에서 공주 문예회관까지 2.5㎞ 구간에서 화려한 조명과 함께 나이트 퍼레이드로 펼쳐진다.

 각국을 표현하는 대형상징물과 전통의상, 전통춤, 전통모형 배, 캐릭터 등 이색 볼거리가 화려해 매번 수천 명의 구름 관중이 몰린다.

 역사 재현 및 시민화합 퍼레이드, 어울림 한마당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10월15, 16일 행사가 아직 남아 있다.

 ◇세계역사도시 전시관=세계역사도시연맹에 가입된 각국의 역사도시와 문명도시의 역사와 문화 미래상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커 가족단위로 찾기에 좋다.

 공주 고마나루 예술 마당에 일본의 나라현과 구마모토현, 중국의 낙양과 양주, 캄보디아 시엠립, 러시아 아무르주와 레닌그라드, 베트남의 후에, 터키의 코냐, 아제르바이잔의 쉐키, 파키스타의 카라치,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등의 해외도시가 참여한다.

 또 페루의 쿠스코와 이집트의 알렌산드리아, 독일의 쾰른시 등 문명도시 3곳과 신라관, 고구려관, 탈 전시관도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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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97호(10월1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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