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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립할 수 없는 것의 응집, 조각 김병진·회화 이동욱 '불안과 사랑'

등록 2014-08-18 06:11:00   최종수정 2016-12-28 13: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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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동욱 ‘환영’(97×97㎝, oil on canvas, 2014)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서울 논현동 오페라갤러리가 회화와 조각, 서로 다른 매체로 작업하는 김병진과 이동욱의 2인전 ‘양립할 수 없는 것의 응집’을 마련한다. 9월4일부터 불안과 사랑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반복과 응집을 통해 시각적으로 형상화, 다르면서도 공통된 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동욱은 내재해 흐르는 불안한 감정과 고독 등을 관찰하고 분석한 심리의 풍경화를 풍선이라는 개인적인 모티브로 반복해 그려낸다. 동화적인 소재 이면에는 테러와 재난, 재해 등 사회적이고 범세계적 이슈가 녹아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사회 참여적 관심을 드러낸다.

 김병진은 현대 대중문화를 설명하는 특정 단어를 하나하나 철로 이어 붙여 반복하고 응집해 형태를 이루는 조형 작품을 보여준다.  

 이동욱과 김병진은 시대 사회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동욱은 남대문 화재사건, 비행기 추락사건, 이를 애도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참혹함을 폭로하면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사명을 표한다. 김병진은 동시대 대중문화를 설명하는 특정 단어와 브랜드명을 소재로 그 단어가 내포한 본질적 의미보다 이것이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특정 현상 또는 브랜드화되는지 사고(思考)하게 한다.

 김병진의 작품에서 ‘러브(LOVE)’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도 현대인에게 사랑은 하나의 문화적, 그리고 상업적 트렌드가 돼가는 현상을 반영한다. 작품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이미지의 반복과 인식, 응집, 생성, 발산, 분출을 형상화 한 두 작가의 협업작품 ‘벌룬(Balloon) & 벌룬(Balloon)’ 통해서는 색과 형(形)의 화려한 향연을 펼친다.

 김병진은 아름다움에 대한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단어 ‘LOVE’의 철자 수백 개를 연결해 사과, 도자기, 동물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조형한다. 그의 작업은 평면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한다. 구부린 철선의 교차로 회화같이 선과 명암의 요소를 포함한 조각은 ‘매스: 덩어리’라는 조각의 전통적 범주를 넘어 드로잉과 조각, 평면과 입체, 회화와 설치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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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진 ‘Love-Love’(55×55×11㎝, steel car-paint, 2014)
 김병진의 작품은 초벌과 수차례의 공정, 산화 과정을 거치고 색이 칠해지면서 시간성을 지닌다. ‘L, O, V, E’의 네 철자가 여러 방향에서 반복돼 맞물리면서 완벽한 형태를 이루는 조각과 벽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부조의 표면이 돋보인다.

 동글동글 터질 것 같은 풍선으로 스토리를 펼쳐내는 이동욱의 회화에는 알록달록한 풍선이 가득하다. 군집을 형성해 화면을 가득 메운 오색의 풍선은 남대문 화재 사건, 비행기 추락 등 참담한 현실과 대비된다. 이는 동심을 연상하는 풍선을 배경으로 인간 문명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들추는 동시에 악몽과 같은 비극과 불안의 원인을 풍선과 함께 날려버리고 싶은 그의 바람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애도하는 인간’ 연작은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죽음을 인식하는 데서 오는 비통함, 그럼에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체념의 감정들을 형상화했다. 이는 비단 자기 죽음에 대한 애도만이 아니라, 타자의 죽음을 목도했을 때 본인의 죽음과 동일시해 비통하게 받아들이는, 인간이 가진 연민과 공감의 정서를 표현한다. ‘애도하는 인간’ 연작에서 보이는 인물의 시선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인식과 체념, 운명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려는 인간 의지와 감정을 시각화한다.

 김병진의 조각 35점과 이동욱의 회화 29점, 협업 작품 등 65점이 나온다. 전시는 9월30일까지다. 02-3446-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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