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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면 안되는가, 김회경 '콧구멍 왕자'

등록 2014-08-18 08:01:00   최종수정 2016-12-28 13: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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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콧구멍 왕자 (김회경 지음 / 박정섭 그림 / 사계절출판사 펴냄)

 아무도 가보지 못한 아주 먼 곳에 두랑스텐이라는 왕국이 있다. 이 나라에 크나큰 경사가 있었으니, 왕국의 대를 이을 두랑 왕자가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왕비는 엄청난 충격과 걱정에 휩싸인다. 왕자의 콧구멍이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왕실은 왕자의 콧구멍이 없다며 발칵 뒤집힌다. 다행히 왕자의 콧구멍은 바늘구멍처럼 작은 것일 뿐, 남들처럼 멀쩡히 숨 쉰다. 그러나 왕실의 삼엄한 경비에도 “콧구멍에 개미 머리도 못 들어가는 왕자”라는 소문이 날이 갈수록 파다하다.

 왕비는 왕자의 콧구멍을 넓혀 줄 의사를 찾지만, 의사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는다. 결국 신통방통한 능력이 있다는 무당 집안의 ‘어때 할머니’를 불러들인다. ‘어때 할머니’는 왕자의 콧구멍은 그냥 좁을 뿐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고 콧김도 무척 세며 온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을 왕이 될 거라고 예견한다.

 ‘콧구멍 왕자’는 콧구멍이 바늘구멍처럼 좁아 슬픈 두랑 왕자의 파란만장 성장기를 담근 창작동화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수모를 당해야 했던 왕자가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장점과 개성을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저 콧구멍이 작을 뿐인 두랑 왕자와 날 때부터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두꺼비를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남들과 다르다는 게 틀린 게 아니라, 다르기에 더욱 특별하고 소중히 지켜나가야 한다는 보편적이고도 중요한 사실을 전한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웃음기 가득한 문체로 말을 걸면서도 사람들의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왕자의 모습과 그 성장에 대해서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

 “아이들은 어른들 못지않은 기준으로 또래의 서열을 정하고 자신들의 범주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신과 조금 다르다는 것, 아주 작은 차이조차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어른들의 편견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우리 아이들의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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