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이슈진단③]무슬림을 이끄는 한국의 무기, ‘맞춤형 의료관광’

등록 2014-12-08 17:05:31   최종수정 2016-12-28 13:47:06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10월28~2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에서 열린 ‘UAE 한국의료관광대전’에서 현지 여성들이 의료 상담 및 무료 진료를 받고 있다.(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를 쌓으면 쌓을수록 건강과 미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해 일궈낸 막대한 부로 ‘세계의 큰 손’으로 성장한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도 마찬가지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이미 오랫동안 유럽, 북미 등지에서 의료 관광을 향유해온 중동 국가의 무슬림들. 그들이 익숙하고 신뢰도 높은 이들 나라가 아닌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근 쌓기 시작한 부를 바탕으로 의료 관광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동남아 국가의 무슬림들. 그들이 인접한 ‘의료관광 선진국’인 싱가포르, 태국 등을 제쳐 두고 한국에 첫발을 내딛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 여타 의료관광 경쟁국을 앞서거나 차별화된 무엇인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국내 관광업계는 K드라마, K팝 등 한류 열풍으로 무슬림들의 마음 속 굳은 빗장을 연 뒤,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우수한 양방 의료 기술, 신비로운 한방 의료 기술을 통해 그 안에 안착해 가고 있다.

◇한국 연예인 미모는 부럽지만 성형에 거부감이 있다면…한방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은 8월8~10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국 관광문화 축제인 ‘K-페스티벌 인 말레이시아 2014’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관광공사가 개발한 ‘K뷰티 상품’이 큰 관심을 모았다 .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 지사는 한식과 한방을 소재로 한 K드라마 ‘대장금’이 현지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점, 말레이시아 방한 관광객 중 여성의 비율이 60% 이상이고 이 중 20~30대가 70%인 점 등에 착안, 올 4월부터 K뷰티를 방한관광 핵심 콘텐츠로 선정해 적극 홍보했다.

 K뷰티는 드라마, K팝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한국 연예인들의 뛰어난 미모를 접하게 된 현지인들이 한국의 ‘미(美)’에는 관심이 높지만, 동시에 무슬림의 특성상 ‘성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점을 겨냥한 ‘한방의료’다.

 즉,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 당뇨와 비만 치료 등에 효과가 뛰어난 한방 의료를 통해 수술 없이도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다”고 집중적으로 알렸다. 그 결과 의료관광의 불모지였던 말레이시아로부터 10월말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한방의료관광패키지 단체 관광객 200여 명이 한국을 찾게 됐다.

 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지사는 이를 계기로 국내 창덕궁 한의원과 MOU를 체결하고 코리아플라자에 한방상담센터를 설치해 한방의료 관광객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할 방침이다. 

◇의료 관광 경험 많은 중동부자들이라면…한·양방 협공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은 10월28~2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립전시장에서 관광공사 주관으로 ‘UAE 한국의료관광대전’을 열었다.

 중동 지역의 연평균 의료 관광객 증가율이 5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그 중 UAE의 경우 1인당 평균 진료비가 1700만원에 달해 전체 평균 진료비 186만원의 9배가 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지만, 아직 한국 의료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점에 주목해 한국이 의료관광 목적지로 인식되기를 기대하면서 연 행사다. 

 ‘디자인 유어 헬시 라이프 인 코리아’를 주제로 국내 13개 병원이 참여, 국내 양한방 의료 관광 상품을 홍보했다. 중동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사증후군, 암 등의 질환을 중심으로 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대 병원, 광동한방병원 등 국내 굴지의 병원 명의들이 한국의료 기술의 우수성을 실제 치료 사례를 소개하는 ‘닥터 스피치’, 무료 진료 상담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중동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엠블랙’의 공연과 이 그룹의 팬이자 한국에서 소아암 수술을 했던 현지인 환자가 무대에 올라 본인의 한류 사랑, 투병 이야기, 한국에서의 치료 경험담 등을 털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힘들게 유치한 무슬림 환자들, 문화를 존중해야 또 온다

 무슬림 환자를 국내 의료관광으로 유치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들을 만족시켜 현지에서 K의료 열풍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적 성과는 의료계의 몫이지만, 그들이 국내에서 지내는 동안 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의료계는 물론, 관광업계 아니 우리 사회의 몫이다.   

 관광공사는 4일 한-아랍 친선협회 회장이자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인 후메이드 알 하마디씨를 초청해 아랍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종사자 및 구직자 대상 아랍 문화예절 교육 등을 실시한 데 이어 앞으로도 방한 무슬림 환자들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을 갖지 않도록 다채로운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광동한방병원 최우정 원장은 “상대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병원이 방한 의료 관광객을 상대로 치료 못잖게 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다”면서 “특히 무슬림의 경우 기도 시간, 라마다 기간 등에 더욱 세심한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