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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이 쓴 첫 '무블',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등록 2014-12-08 10:04:54   최종수정 2016-12-28 13: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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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불멸의 이순신’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방각본 살인사건’ 등을 통해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소설가 김탁환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한 기획자 이원태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이야기꾼이다. 둘은 10년 전부터 의기투합해 ‘노서아가비’ ‘뱅크’ ‘조선 마술사’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

 두 작가는 오랜 호흡을 보다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으로 작품화하기로 하고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 창작 집단 ‘원탁’을 만들었다. 오피스텔에 작업실을 꾸리고 각자 책상에 앉아 상상하고 구상했다. 머리를 맞대고 쓰고 고쳤다. 장편소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는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권력의 이면에 도사린 추한 욕망들 앞에서 나는 오랫동안 무기력했다. 이 모든 타락과 부정과 탐욕은 어디서부터 왔는가, 왜 우리는 이것들을 바로잡지 못하는가.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탐구이다.”(이원태)

 소설은 조선의 밤을 지배한 ‘검계’를 둘러싼 폭력과 그들과 결탁하는 검은 세력의 아귀다툼을 그린다. 현대 사회의 마피아나 조직폮력배와 다름없는 검계를 두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특정한 시대나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첫 구상은 최근 각광 받는 역사 소설이나 역사 영화에 담긴 영웅담 – 메시아주의 –에 대한 방송에서 비롯됐다. (중략) 대리 만족과 군중심리에 기댄 위안의 이야기를 부수고 싶었다.”(김탁환)

 검계의 수장으로 성장하는 ‘나용주’와 검계를 척결하려는 충직한 신하, 새 세상을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손잡을 준비가 돼 있는 왕 등을 통해 시대가 파멸되는 과정을 냉철하게 그린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짐승이 되는 이유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은 선인과 악인이 싸우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악인이 선인을 이기면 무릎을 치고 안타까워하고 선인이 악인을 이기면 박수를 치면 좋아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선인과 악인이 싸우는 경우는 천에 한둘뿐이다. 대부분은 악인과 악인이 싸운다. 이긴 악인은 덜 나쁜 놈이 되고 진 악인은 더 나쁜 놈이 된다.”(281쪽)

 ‘무블(movel)’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무블’은 영화(movie)와 소얼(novel)을 합한 조어로 영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영화로 이야기의 변화무쌍을 지향하는 시리즈다. 긴박하고 장쾌한 전개와 생생한 캐릭터 묘사로 출간과 동시에 영화화가 확정돼 시리즈의 가능성을 알렸다. ‘원탁’은 ‘조선 마술사’ 등을 준비 중이다. 287쪽, 1만2000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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