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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국에서 강국으로”…ICT 대중국 전략은?

등록 2015-01-05 17:03:36   최종수정 2016-12-28 14: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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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래창조과학부가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태평양물산빌딩 유비벨록스에서 'ICT 산업 재도약을 위한 간담회(ICT 융합 산업 분야)' 를 개최한 가운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유비벨록스 기업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4.12.22.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중국이 최근 3년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짱개’라고 얕잡아 본다거나 ‘차이나 머니’가 몰려온다며 무조건 경계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같은 동반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인구 13억명 이상의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 등 인터넷 기업의 대약진, 샤오미·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빠른 성장,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경제대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상을 바로 인식하고 대중국 ICT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피 섞는’ M&A로 한중 협력

 한중 기업이 지분을 나눠가지면서 서로 피를 섞는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M&A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국내기업 사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중 기업 간 M&A를 통해 우수한 국내 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병식 에트리홀딩스 대표이사는 “우수한 기술도 2~3년이 지나면 사장될 수 있는 만큼 기술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제품처럼 판매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중국도 10여 년  전 외자라면 무조건 환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언제까지 한국과 적극적으로 기술협력에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지주회사인 에트리홀딩스가 최근 중국 칭화대학 기술지주회사인 칭화 홀딩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향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두 기관은 한중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한다. 에트리 홀딩스는 국내에 진출하는 중국기업을, 칭화 홀딩스는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을 책임진다. 두 기관은 향후 M&A를 통해 서로 지분을 나눠 갖고 공동기금을 만들어 한중 진출 기업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신형관 미래에셋 상해 법인장은 “중국에 돌고 있는 20조 달러 가량의 돈이 조만간 밖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자생능력이 없는 한국 기업의 경우 소유권이 분명히 (중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활발한 한중 M&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CT, 대중국 서비스 플랫폼 진화

 국내 제조업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기세에 눌리면서 ICT가 대중국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상품을 유통하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인터넷 기업이나 한류문화 콘텐츠·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록 주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상무관)는 “최근 2~3년간 한국의 주력인 제조업이 중국에 완전히 역전됐다”며 “철강업체들만 봐도 중국 내 과잉생산, 저가물량 공세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만 10조원이 빠져나갔고 중공업체들도 영업 손실이 수조원에 달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략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하루빨리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제조업이 ‘지는 해’라면 인터넷 기반 서비스는 ‘뜨는 해’. 실제로 중국에서는 한류(韓流)를 타고 국내 의류, 패션, 드라마, 영화, 제빵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상품을 유통하는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 타오바오 같은 온라인 쇼핑몰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ICT가 대중국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ICT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순풍에 돛단 듯’ 잘 나가고 있다. 한 예로 알리바바의 인터넷 금융상품 ‘위어바오’는 은행의 일반 예금보다 이자가 높아 인기다. 소비자가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자회사인 알리페이에 돈을 충전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하면 알리바바가 이를 운용해 수익을 지급한다.

 정 영사는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규제해 달라는 공상은행 등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해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 금융, 유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우수한 IT기술이 있지만 규제에 발목 잡혀 관련 산업들도 발전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 중국 유학생, ICT인력으로 양성해야  

 정부가 중국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한국 유학생을 한중 간 경제교류를 이끌 수 있는 중국 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매년 중국 유학생 10만명 가량이 사회로 진출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2년간 취업비자를 제한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정 영사는 “큰 뜻을 품고 중국을 찾았던 인재들이 취업비자 문제와 중국어와 한국어 모두 능통한 조선족과 중국인과의 경쟁에서 밀려 중국에 올인한 것을 후회하고 자포자기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정부는 중국전문가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중국 유학생들에게 희망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백현종 상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 회장(스카이네트웍스 대표)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현지 유학생과 기업을 (사업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새총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범 미래창조과학부 미주아시아협력담당관은 “중국이 경쟁관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중국 유학생들을 중국 전문가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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