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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산업용 원료 '벙커C유'로 회귀... 도시가스 수요 급감

등록 2015-01-18 15:34:50   최종수정 2016-12-28 14: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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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용갑 기자 = 도시가스 1위 업체인 삼천리는 국제 유가 하락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가 하락하자 대규모 공업 지역에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연료를 도시가스에서 벙커C유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값비싼 벙커C유 대신 도시가스를 사용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하면서 도시가스를 사용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삼천리 관계자는 "국제 유가 동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도시가스를 사용하다가 벙커C유로 바꾼 업체들을 파악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도시가스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도시가스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18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도시가스 공급량은 180억9439만㎥로 전년 동기(197억6127만㎥)대비 8.4% 감소했다.

 도시가스 업체들의 공급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삼천리의 도시가스 공급량은 2억2326만㎥로 전년 동월(2억3720만㎥) 대비 감소했다. 경동도시가스의 지난해 10월 공급량도 전년 동월(2억3870만㎥)보다 줄어든 1억8626만㎥를 기록했다. 

 도시가스 공급량 감소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한 도시가스 업체 관계자는 "유가가 높았을 때는 벙커C유 가격이 도시가스 가격보다 비쌌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 국면에서는 도시가스 가격이 100이라고 하면, 벙커C유 가격은 70~80 정도로 더 저렴하다"며 "가격경쟁력에서 벙커C유가 앞서기 때문에 업체들이 도시가스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에서는 도시가스와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두 구축하고 있어 언제든 전환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산업용 도시가스 공급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도시가스와 벙커C유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는 울산의 한 석유화학 업체는 최근 벙커C유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 업체와 정유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벙커C유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시가스 수요 감소는 도시가스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다른 요인과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시가스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저유가'가 가장 큰 요인이자 리스크"라고 말했다.

 경동도시가스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억4303만원으로 전년 동기(84억2668만원) 대비 쪼그라들었다. 서울도시가스의 당기순이익도 2013년 3분기 41억851만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8억583만원으로 감소했다.

 한 도시가스 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저유가 국면에서는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것 이외에 별 다른 방법이 없다"며 "국제 유가 하락 폭이 더 커진 4분기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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