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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결산]①'값진 준우승' 슈틸리케호 '이제는 러시아월드컵'

등록 2015-01-31 20:57:36   최종수정 2016-12-28 14: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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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31일(현지시각) 오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결승전 경기에서 한국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15.01.31.  [email protected]
【시드니(호주)=뉴시스】김태규 기자 = 55년 만의 아시아 정벌이라는 역사적 숙명을 안고 출범한 슈틸리케호는 2015호주아시안컵에서 값진 준우승을 거뒀다.

 슈틸리케호의 위대한 도전은 오랜 염원이던 우승이라는 꿈의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의 아픔을 잊게 했고, 한국 축구에 새 비전을 제시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한국 축구에 커다란 유산을 남겼다. 개최국 호주를 넘어서야 하는 부담감, 부상 등 대회 초반 줄곧 쏟아졌던 악재를 극복하고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등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값진 준우승을 통해 그간 역사 속에 잠들어 있던 '아시아의 맹주'라는 구호가 허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세계 축구에 널리 알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넉달 만에 한국 축구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며 '제2의 히딩크' 향수를 자아냈다.

 과정상의 불안함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점유율 축구라는 자신만의 뚜렷한 축구 철학을 앞세워 번번이 아픔을 남겼던 아시안컵의 흑역사를 지워냈다.

 비록 결승전에서 2골을 허용해 무실점 기록은 깨졌지만 한국은 준결승까지 A매치 6경기(사우디 평가전 포함)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진귀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1978년부터 1989년까지 10여 년 동안 일군 한국의 A매치 최다 연속 무실점 승리(7경기) 기록과 버금가는 위대한 업적이다. ·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이 남긴 기록은 과거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축구 변방국을 상대로 거둔 무실점 7연승 기록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위기를 통해 다져진 끈끈함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청용(27·볼턴)과 구자철(26·마인츠)이라는 핵심 공격자원을 부상으로 잃는 위기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손흥민(23·레버쿠젠)·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 등 수많은 선수들이 감기 몸살로 전열을 이탈하는 악재도 "계속 전진할 것"이라는 슈틸리케호의 강한 의지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위기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하나의 팀으로 다져진 슈틸리케호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입증해 보였다.

 이제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을 통해 얻은 경험적 유산들을 바탕으로 월드컵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갈 예정이다.

 오로지 아시안컵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왔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다. 오는 6월 예정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빡빡한 일정이다.

 슈틸리케호는 당장 오는 3월 예정된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미 3월 27일과 31일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브라질월드컵 때만 해도 아시아 3차 예선으로 직행했지만 이번부터는 2차 예선을 거쳐야 한다. 오는 6월11일과 16일 예정된 2차 예선 1·2차전을 시작으로 9~11월까지 줄줄이 예선전이 잡혀있다.

 이후 8월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출전이 계획돼 있다.

 우선 예정된 3월 평가전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해외파를 검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동아시안컵은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는데다 프로팀이 선수 차출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는 대회도 아니어서 해외파 없이 국내파 선수들만으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한 번 다져진 팀을 앞세워 월드컵 체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상을 당했던 몇몇 선수들이 새로 들어올 수 있지만 뼈대는 아시안컵 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경훈(54) SBS해설위원은 "한국은 아시안컵을 통해 선수와 감독간의 신뢰를 형성했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는 감독을 믿게 됐다. 이 점은 향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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