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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②]신종마약이 더욱 위험한 이유…손쉽게 구하는 ‘성범죄약’

등록 2015-03-03 16:12:56   최종수정 2016-12-28 14: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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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린 '2014년도 마약류 밀수동향 언론브리핑'에서 직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마약과 밀수에 이용된 물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2014년 한 해 동안 총 308건, 71.7kg, 시가 150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적발했으며 이는 2013년 비교해 건수 21%, 중량 54%, 금액 62% 각각 증가한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도 마약류 밀수단속동향'에서 나타난 주요 특징은 국제범죄조직에 의한 필로폰 밀수 대형화 및 마약류 공급선 다변화, 국제우편을 이용한 개인소비용 신종마약 밀수 증가, 10대 청소년 마약류 밀수사범 급증이다. 2015.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신종 마약이 가진 더욱 큰 위험성은 성범죄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월6일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화성시 동탄의 한 카페에서 일한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X를 먹여 성폭행한 혐의(강간 등)로 S모(46)씨를 구속했다. 앞서 지난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왔거나 아르바이트 중인 여성 16명에게 X를 몰래 탄 음료를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S씨가 주는 레몬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은 적 있다”는 피해자 A(21)씨의 신고를 접수, 수사에 착수해 범행을 밝혀냈다. 피해 여성들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피해를 봐 눈치를 채지 못해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씨는 병원에서 불면증을 이유로 수면유도제의 일종인 X를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서 2013년 3월4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여성에게 몰래 X를 먹여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 K모(35)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씨와 함께 성폭행에 가담한 군의관 I모씨는 군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2012년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클럽에서 즉석만남으로 만난 여성 A씨를 강남구 역삼동 I씨의 집으로 유인해 X를 몰래 먹인 뒤 A씨가 정신을 잃자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성 B씨를 유인해 같은 수법으로 함께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K씨는 불면증을 이유로 X를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9월에는 광주의 나이트클럽에서 즉석만남으로 만난 여성 4명에게 X를 먹여 집단 성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고, 같은 달 경기 성남시 분당에선 채용 면접을 빌미로 이력서를 올린 여성 3명을 유인해 X를 커피 등에 타 먹인 뒤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X가 성범죄의 도구가 될 위험성은 미국에서 이미 ‘파티 마약(Party Pill)’, ‘강간 약물(Rape Drug)’ 등이라는 추악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X는 복용 후 완전히 수면에 들기 전에 약에 취한 상태로 여러 가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행동들이 벌이기도 하고, 잠에서 깬 뒤 약물 복용 후 잠이 들기 전까지 일어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전향성 기억상실을 유발할 수 있어서 성범죄 도구로 악용되는 것이다.

 X뿐만 아니다. 가죽 세척제를 가장해 해외 직구로 수입되다 적발되고 있는 Z의 경우에도 ‘성적 흥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밀수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일부 남성들은 클럽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적으로 유혹하는 데 이를 사용하고 있다. 

 과거 인기 연예인들이 복용했다 적발돼 사회적 충격을 준 엑스터시의 경우에도 연인들끼리 성적 흥분을 극대화할 목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이트클럽을 찾은 부유층 젊은 남성들이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 여성의 술에 몰래 타 먹여 성적 무장해제를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유행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물론 필로폰도 과거 성범죄에 악용된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필로폰은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 무엇보다 마약을 한다는 죄의식이 커서 일반인들은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반면 신종마약, 특히 X의 경우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데다 마약이라는 인식보다 수면제라는 인식이 더욱 강하다. 그 때문에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꺼리낌 없이 그릇된 성적 욕망 충족의 수단으로 신종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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