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봄, 저마다의 봄 노래
‘정말 고맙습니다/ 힘든 시간 함께 했던/ 겨우 내 갈라진 틈사이로/ 작은 숨을 내쉬는 그대/ 나도 언젠가부터/ 창가에 아지랑일 볼 때면/ 온기로 가득히 퍼져가는 봄 향기에 마음이 떨려’(이지형 ‘봄의 기적’) 봄이 오고 있다. 음원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다시 차트 상위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이 온기를 조금 더 품으면 차트 순위는 비례해 올라갈 테다. 2012년 이 곡이 발표된 후 매년 반복되는 행사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던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벚꽃엔딩’) ‘연인과 손잡고 벚꽃 길을 걷고 싶다’는 노랫말은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의 질투심이 만들었다. ‘벚꽃엔딩’은 장범준이 벚꽃축제를 찾은 커플들을 보면서 ‘벚꽃축제야 빨리 끝나버려라’는 마음을 먹고 만든 곡이다. 아무렴, 솔로들에게는 봄도 춥다. ‘나만 빼고 다 사랑에 빠져 봄 노래를 부르고/ 꽃잎이 피어나 눈앞에 살랑거려도/ 난 다른 얘기가 듣고 싶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 버릴/ 오오 봄 사랑 벚꽃 말고’(하이포&아이유 ‘봄 사랑 벚꽃 말고’) 눈을 대신해 내리는 비는 어떤가. 봄을 옛 연인이 자주 찾아오는 계절로 만든다. 아쉽게도 기억 속에서다. ‘봄이 오면 꽃들이 피어나듯/ 그렇게 가슴은 설레고/ 흩날리는 새하얀 꽃잎 속에/ 다시 너를 기다리네’(브로콜리너마저 ‘봄이 오면’) ‘벚꽃이 내린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바라본다/ 조용한 내려앉는 소리 가슴이 아린다/ 눈물이 흐른다/ 널 바라보던 시간이 날 스쳐 간다’(소란 ‘벚꽃이 내린다’) 웃을 일 없는 날들을 사는 이들에게 봄은 소란스러울 뿐이다. 하나 둘 열리는 축제, 형형색색의 옷차림이 눈앞을 스쳐도 하등 다를 것 없는 날이 지나간다.
그런데도 봄은 좋다. 겨우내 걸쳤던 외투를 벗고 가벼운 걸음을 디디면 나들이 떠나기 좋은 날씨가 마중한다. 이곳저곳 피어난 꽃들도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봄은 ‘설렘’의 다른 이름이다. ‘봄이와 봄이와 그대와 함께라 좋아라/ 봄이와 봄이와 그대와 함께라 좋아라’(김현철 ‘봄이 와’) 봄이 좋은 이유는 또 있다. ‘일탈’ ‘열정’으로 노래가 되는 여름, ‘쓸쓸함’ ‘추억’으로 불리는 가을, ‘사랑’ ‘기쁨’이 주를 이루는 겨울과는 달리 다양한 봄 노래가 있다. 봄은 그만큼 다양한 옷을 입는다. ‘같은 봄은 다른 꽃을 피우네/ 노랗게 만개한 나의 꽃들을/ 외면하고 있는 너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가는 저 달처럼/ 겨울을 기다려’(랄라스윗 ‘봄’) 그렇게 다시, 봄이다. 저마다의 봄을 노래하자. ‘나긋나긋 함께 걸어가자/ 봄꽃 같은 그대 손잡고/ 설렘의 멜로디, 두근대는 리듬이/ 둘 만의 오선질 채워’(이한철 ‘봄날의 합창’)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