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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창]애물단지? 화력발전은 억울하다

등록 2015-03-22 11:33:21   최종수정 2016-12-28 14: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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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세계 최초 지하 발전소로 건설 중인 당인리 발전소(서울화력발전소)의 역사는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호기를 준공한 이후 1936년 2호기, 1956년 3호기를 차례로 준공하며 수도권 전력공급을 담당하다 전력시장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폐지된 뒤 1969년과 1971년 국내 최초 열병합 발전소로 다시 태어났다.

 1967년 여성 듀오 ‘은방울 자매’가 발표한 대중가요 ‘마포종점‘에는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처럼 당인리 발전소는 그 시절 서민의 애환이 깃든 서울의 명소였다.

 그런 당인리 발전소가 어느덧 제 생명을 다하고, 지하 발전소라는 세계 전력산업에 한 획을 긋는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당인리 발전소를 비롯해 수많은 화력 발전소는 그동안 국내 산업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 화력 발전소들은 그 공을 치하받기는커녕 ‘죽음의 발전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초미세 먼지와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 발전 확대 정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성토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이 전력 생산량의 39%(2014년 기준)를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석탄 수입량 4위(2013년), 석탄화력 발전 생산량 6위(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 7위(2012년), OECD 탄소배출 증가율 1위(2002~2012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낡은 화석 연료인 석탄 사용을 줄여가는 지금 석탄화력 발전소를 증설하는 한국 상황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한국은 전 국토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고, 독일보다 재생 에너지 잠재력이 높은 만큼 정책적 의지를 갖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기자회견을 하고, 자료를 배포하자 국내 언론은 크고 작고를 떠나 모두 그 내용을 여과 없이 기사로 생산해 냈다. 심지어 어느 신문은 “화력발전소 때문에 암이 발생하고, 사망했다”는 내용으로 머리말을 장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기사를 접한 발전회사 한 직원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그럼 평생을 발전소 운영 현장에서 근무한 우리는 뭐지?”라며 물음표를 던졌다.

 국내 공기업 발전소 운영 현장과 민간 발전소 운영 현장에 근무하는 사람은 최소 수천 명에 이른다. 이들은 입사한 뒤 계속 현장에서 근무했고, 앞으로도 현장에 있을 것이다.

 그린피스의 논리대로라면 발전회사 직원들은 생명이 붙어 있기 어려웠을 것이고, 병든 몸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있어야 한다.

 요즘 국내 화력 발전소는 막대한 예산을 환경설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발전소마다 친환경설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어 발전소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해진다는 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물론 환경이 중요하고, 앞으로도 우리는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후손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을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기를 생산할 때 그린피스가 주장하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은 투자 대비 생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조량, 풍량 등의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자원 빈국이다. 때문에 에너지 다원화가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우라늄, 화력 발전에 소요되는 석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중 무엇이든 수입이 차단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친환경 발전이 중요한 만큼 원자력·수력·화력 발전소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냉정한 우리 현실이다.

 염희선 뉴시스 아이즈 편집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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