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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②]작은사치, 개념소비 될 수 있을까

등록 2015-04-13 11:05:19   최종수정 2016-12-28 14: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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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경기불황에도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특급호텔 ‘딸기 디저트 뷔페’.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작은 사치’도 사치의 일종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 뿐이다. 그러나 명품처럼 객관적인 가치가 아닌, 각자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품목을 소비한다는 점이 보통 사치형 소비와 다르다. 혹자는 작은 사치식 소비가 ‘개념 소비’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성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작은 사치는 다듬어진 소비다. 만족스러우니까 (소비)하는 것이다”며 “내가 원하는 소비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하는 소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조건 절약하는 것이 좋은 소비는 아니다. 쓸 수 있는 사람은 써야 한다. 단, 경제 여력 안에서 조절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과도하지 않은 한도에서 소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는 “중국은 경제 성장기라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 취향이 다변화하고, 수준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은 사치는 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불황기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다만 경제상황이 안 좋은 시기에는 지출이 적은 소비에 만족하게 된다”고 짚었다.

 작은 사치는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라는 점 때문에 과시적 소비와 구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고급 디저트를 먹으러 가서 사진을 찍은 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올리는 이용자들의 심리에는 과시하고 싶은 욕구도 함께 내재돼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은 “작은 사치는 자기만족적 요소가 강화되지만, 실상은 과시 소비와 혼재되는 경우도 많다”며 “현대는 SNS 등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다. 사진 올리고 하는 행위도 ‘난 이런 사람이다’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하지만 (작은 사치는)신분과 지위에 대한 과시, 고가 상품 구입을 통한 과시보다 취향·기호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상품이 출시된 초기와 후기에 따라 ‘자기만족형(혹은 과시형)’이나 ‘자기보호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학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의 명품소비가 과시 때문이든, 자기만족감 때문이든 간에 더 큰 동기는 자기 보호 심리다”며 “가령 자기 주변에서 명품을 다 가지고 있다거나 스타벅스 커피를 다 마신다면 경제적으로는 관심이 없어도 안하면 뒤처진다는 생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나 설문조사에서는 ‘뒤처지기 싫어서’라는 이유를 대지 않는다. 조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이유가)꽤 클 것이라고 본다”며 “어떤 제품이 나온 지 얼마 안됐을 때 소비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족형이나 과시형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소비하는 사람들은 자기보호형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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