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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연설 핵심 화두는 경제…해법은 달라

등록 2015-04-09 15:39:00   최종수정 2016-12-28 1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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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서민·중산층 강조하며 '중부담 중복지' 내세워  文, 공정 경제의 '새경제' 촉구…소득주도성장 제시  

【서울=뉴시스】천정인 기자 = 4월 임시국회에서 처음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핵심 화두는 한결같이 경제였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상당한 위기상황에 처해있고 따라서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는 등 국민들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적극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기득권이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 편에 서겠다'며 다소 진보적 견해를 나타내는 한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도 과감히 쏟아내 주목을 끌었고 문 대표는 공정한 경제를 추구하는 '새경제(New Economy)'를 제시했다.

 ◇유승민, 자성적 성찰에 '좌클릭' 미래상 제시

 유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내용은 사실상 야당 대표의 연설이 아닌가 할만큼 매우 진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따뜻한 공동체 추구를 밝힌 점, 재벌대기업이 아닌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는 것 등은 기존 야당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며 치켜세웠고, 야당의 '경제 정당, 안보 정당' 기조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그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성장 잠재력이 고착화된 경제에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국가 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느냐"며 단기부양책에 반기를 들었다.

 특히 개혁에 있어 재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가장 단순하면서 강력한 재벌 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지적하며 '중부담-중복지'의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현재 '저부담-저복지'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하다"며 "반면 '고부담-고복지'도 국가 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게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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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서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한다"며 '중부담-중복지'를 강조했다.

 이같은 전향적인 연설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늘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 유승민 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공약가계부 실패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고백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과 야당과 함게하자는 제안에 동의한다"고 환영했다.

 ◇문재인, '경제'만 100번 언급…朴정부 실책 부각도

 9일 문 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주요 내용 역시 '경제'였다. 그는 공정한 경제를 추구하는 '새경제(New Economy)'로 대전환을 촉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시했다.

 '새경제'는 이날 문 대표가 처음 언급한 표현으로 문 대표의 연설문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무려 100번이 사용될 정도로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부각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중을 할애했다.

 문 대표는 "저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경제(New Economy)를 제안한다"며 "새경제가 기반하는 생태계는 공정한 경제이고, 성장의 방법론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성장전략으로는 '공정한 경제'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장자체를 이룰 수도 없다. 경제의 성장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임금소득 실질상승 ▲자영업 종사자 대책 ▲생활비 경감 대책 ▲공정한 세금을 제안했다.

 이어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경제 철학을 밝힌 뒤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며 "복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동시에 강력한 성장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라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국민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다"며 대선 공약 불이행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입으로는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불공정한 세금정책을 펴고 있다"라며 "공정하지 못한 시장, 공정하지 못한 분배, 공정하지 못한 세금의 배후에 공정하지 못한 정부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문 대표에게도 기대했는데 찾기 어려웠다"며 "'정치가 곧 경제'라는 문 대표의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너만 바꾸라'는 식의 인식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보다는 '3비'가 눈에 띄는 연설이었다"며 "상황 진단은 비관적이었고, 분석은 비판·비난 위주였고, 해법은 비상식적·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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