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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무조건 고(go) 해야죠"…'연애의 맛'의 강예원

등록 2015-05-07 08:56:24   최종수정 2016-12-28 14: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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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배우 강예원(35)이 영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에서 연기한 ‘길신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실은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이다. 항상 바빴기 때문에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의 눈에 띄기 위해 의대에 갔고,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아버지보다 더 유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되기 위해 여성 의학도라면 꺼리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됐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딸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의 트라우마는 전혀 극복되지 않았다.

 그런 길신설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한 남자의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 덕분이다. 같은 아파트에 살며, 같은 건물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왕성기’(오지호)는 신설에게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그의 말에 신설의 마음이 열린다. 왕성기의 말 한마디, 그 한순간이 신설을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

 ‘연애의 맛’이 영화 자체로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나 이 작품은 배우 강예원과 맞닿으면서 매우 흥미로워졌다. 강예원은 최근, 길신설처럼 자신이 스스로 씌운 굴레를 단번에 벗어버렸다. 촬영 후 개봉일을 잡지 못해 표류했던 ‘연애의 맛’은 강예원의 ‘바로 그 순간’에 개봉일을 확정하고, 관객을 만난다. 강예원이 길신설을 연기하게 된 것과 이 영화가 이때 개봉하게 된 건 우연이지만, 우연은 때로 의도한 어떤 것보다 흥미롭다.

 “더 자유로워지고 더 유연해졌어요. 즐기고 싶어요.”

 ‘연애의 맛’ 개봉을 앞두고 강예원은 그가 나갈 수 있는 모든 TV 쇼프로그램에 나가 영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예전 그의 성격 같았으면 그는 이른바 ‘착한’ 예능프로그램 한두 군데에 나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나누고 영화 홍보를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출연할 수 있는 모든 예능프로그램에 다 나갔다.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고, 성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다소 짓궂은 질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는 그 모든 질문을 받아내며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지금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강예원을 검색하면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한 발언이 쏟아진다. 대화 상대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낯가림이 심한 그가 변했다.

 “‘진짜 사나이’가 저를 바꿔놨어요.”

 지난해 여름, 그는 MBC TV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다.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에게 더 적응을 잘해 볼 요량으로 이 프로그램을 골랐다. ‘진짜 사나이’ 촬영 2주일이 자신을 이렇게 바꿔놓을지 강예원 자신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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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는 단체생활. 강예원이 가장 당황했던 건 자신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였다. 안 그래도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 걸 꺼리는 그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신이 사경을 헤맸다”고 했다.

 “정신을 차려야 했어요.(웃음) 제가 우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제 결점이 남에게 드러나는 게 정말 싫었거든요. 게다가 그게 남에게 피해를 주잖아요. 빨리 정신을 차려야 했죠. 저를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배우가 주목받는 걸 싫어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그는 대중이 자신을 오직 연기로만 평가해주기를 원했다. 배우 강예원은 어디서 위축되는 성격이 아니지만, 생활인 강예원은 자신을 가리고 또 가리고 싶어 하는 성향이었다. 예를 들어 그는 몸매 좋기로 유명한 배우이지만, 평소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전혀 입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는 강예원이라는 사람을 세상에 발가벗겨 놓았다.

 “담력이 생겼어요.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담력이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담력이 생겼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담력이 생겼어요.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했던 프로그램이 ‘라디오스타’였는데, 거기도 나갔잖아요.”

 강예원은 이런 변화가 “‘내게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며 “난 예전보다 더 담대해졌다”고 했다.

 “이제 ‘스톱(stop)’은 없어요. 무조건 ‘고(go)’예요. 누가 나를 불러주면 무조건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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