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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않는 北주요인사 숙청·처형…김정은式 공포정치 강화

등록 2015-05-13 14:38:18   최종수정 2016-12-28 14: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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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이래 70여명 처형하고 방식도 매우 잔인  군 장악력·정치력 한계 드러내…"김정은 지도력에 회의적"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공포정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영철의 숙청 전에도 마원춘·변인선 등 주요인사들이 잇따라 숙청되면서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단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처형방식도 매우 잔인해 김정은의 폭력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은이 이같은 공포정치를 벌이고 있는 것은 결국 군부 등에 대한 장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은 아동병원과 평양 애육원 등 김정은 관심사업 건설 성과를 인정 받아 중장 계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11월 순안공항 건설 과정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이후 가족과 함께 양강도 농장원으로 배치됐다.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도 김정은의 핵심 군사참모였지만 대외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한 김정은의 지시에 이견을 제시했다가 질책을 받고 지난 1월 숙청됐다.

 조영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대동강 쑥섬에 짓고 있는 과학기술전당의 설계와 관련해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공사 전기 부족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처형됐다.

 성명 미상의 임업성 부상은 김정은의 역점사업인 산림복구사업과 관련해 불평을 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1월 처형됐다.

 노경준 최고사령부 1여단장은 문수물놀이장·마식령스키장 등 김정은 치적쌓기 건설사업을 주도해왔지만 김정은 별장 건설 부진을 이유로 지난 3월에 상장에서 상좌로 4계급 강등됐다. 아울러 1여단은 해체되고 소속병력은 인민보안부로 이관됐다.

 한광상 조선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면서 최측근으로 활동해오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3월초 이후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2013년 12월12일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됐다. 장성택은 당시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고 노동당에서 출당·제명당했다. 북한당국은 장성택 처형 후 김정은 유일 영도 체제 구축 작업을 본격화했다.

 ◇김정은 집권 이래 70여명 숙청 후 총살

 실제로 2012년 김정은 집권 이래 간부들에 대한 총살 처형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지난해 31명, 올해 5월 현재까지 8명 등 70여명이 총살됐다. 김정일은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만 처형했다는 점에서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폭력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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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장성택·이영호 등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간부들까지 처형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나 간첩죄 뿐 아니라 김정은 지시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 토로, 비리, 여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총살 처형을 집행하고 있다.

 처형 방식도 잔인하다. 처형은 관련 분야 인원 외에 대상자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이뤄진다. 소총 대신 총신 4개 이상의 14.5㎜ 고사총이 쓰인다.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이 없다'는 논리 하에 처형 후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도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입수된 북한 내부 문건에는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을 없애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란 기술이 포함돼있었다.

 북한당국은 처형 후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집행 후에는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토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형 후에는 출판물·영상물 등에서 이름과 사진을 삭제하는 흔적 지우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족에 연좌제를 적용해 정치범 수용소 수감, 지방 추방, 혁명화 교육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영호의 경우 해임 후 6일 만에 김정일 기록영화에서 삭제됐고 장성택의 경우 이례적으로 처형 5일 전에 김정은 기록영화에서 삭제됐다.

 처형을 참관한 북한 주민들은 "사람들을 화염방사기로 날려 보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란 반응을 보였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서로 똑똑히 하라우, 고사총 앞에 서보겠는가" "다음 처형 때는 미사일이 나오지 않겠냐"란 말을 주고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처형은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공포심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 "간부들은 김정은의 빈번한 처형에 공포감을 갖고 있으며 눈치보기와 몸사리기로 제 살 궁리에 몰두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김정은에게 소신있게 의견을 제시하려면 목숨까지 내놔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핵심간부들에 대한 김정은의 불신감이 심화되면서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북한이 이런 숙청 등을 통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공고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공포정치가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의주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자신의 지도력 부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일은 교활한 용인술과 카리스마로 자발적인 충성을 유도한 반면 김정은은 파편화된 권력구조를 물리력을 동원해 장악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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