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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에서 희망을 보다③]“취업보다 창업역량 쌓는데 열중했다”

등록 2015-05-18 14:06:00   최종수정 2016-12-28 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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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창연씨(오른쪽)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업계획서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해외 유학을 다녀와서 창업 하는 청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에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해외 유학을 가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최근에는 취업난의 영향으로 트렌드가 바뀐 듯한 모양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창업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자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본지는 취업보다 창업에 관심을 둔 유학생 출신의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와 바람을 들어봤다.

◇인디밴드 출신 정창연, 무역에 뛰어들다

 “창업이 취업보다 훨씬 낫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돈을 벌 수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이제 갓 창업을 한 정창연(30)씨는 사업 소감을 묻는 말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 3월 친구와 동업해 액상 전자담배 ‘매드비’ 등 수입제품을 판매하는 회사 ‘원더스코리아’를 개업했다. 정씨는 이 회사의 마케팅 이사다.

 하지만 왠지 사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듯한 외모와 분위기 때문일까. 창업을 위해 외국에서 대학원 공부도 마쳤고 현지 시장을 잘 아는 동업자와 함께 준비를 철저히 했지만, 거래처 사장들을 만나면 난감한 일을 겪는다고 한다.

 정씨는 “거래처 사장들이 대부분 40~50대다. 만나면 너무 어리게 봐서 거래 도중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알고 보면 정씨는 인디밴드에서 오랜 기간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 시절 홍대클럽에서 공연 하거나 라디오방송에서 1년간 DJ도 맡는 등 음악과 관련한 활동에 몰두해왔던 것.

 그랬던 그가 창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송을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정씨는 “음악을 하던 친구들과 함께 선거송 제작 사업을 했는데, 통합민주당 선거송을 우리 팀이 만들게 됐다”며 “당시 벌이가 괜찮았다. 돈은 이렇게 버는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업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실제 창업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대학 졸업 후에는 남들처럼 취업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자신의 전공(홍보학)을 살려 7개월간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에서 인턴 사원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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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창연씨(왼쪽 두번째)가 해외유학 당시 창업관련 주제를 놓고 팀원들과 토의하고 있는 모습.
 그런데 손에 쥐어진 돈은 월 90만원 정도. 노동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급여를 보면서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하는 것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정씨는 “좀더 넓은 세계에서 취업이든 창업이든 결정해보자”는 생각에 영국 유학행을 결정했다.

 논문을 쓸 때 담당교수는 “한국에는 선거송이 있다고 하던데, 온라인을 이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봐라”고 조언했고, 영국 친구들은 “영국에 있고 한국에 없는 상품을 갖다가 판매하는 사업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정씨는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올 초 친구와 함께 수입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처음 선보인 사업 아이템은 미국에서 들여온 액상 전자담배(‘매드비’)다. 최근 전자담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프리미엄급 제품을 원하는 틈새시장을 노렸다.

 그는 “영국에 있을 때 아기 옷에 관심이 많았던 한 친구가 현지 매장에서 세일하는 브랜드를 구입해서 한국에 보내는 것을 보고 수입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좋은 가격과 품질이 있는 영국 브랜드들이 많은데 왜 사람들이 이쪽으로 사업을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틈새시장을 찾아 사업을 하고 있는 정씨에게도 걱정은 남아있다. 그는 “현재는 전자담배가 식품으로 분류돼 있지만, 법이 개정되면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법이 정비가 안돼 있다 보니, 사업을 계속 해나가는데 예측이 불가해 어려움이 많다. 정부가 IT분야 말고도 유통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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