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②]“조카 바보 지갑을 열어라”…유통업체 블루오션 공략
“조카 바보 지갑을 열어라”…유통업체 블루오션 공략 최근 ‘조카 바보’라 불리는 신 소비층이 급증하자 유통업체들이 이들의 ‘지갑’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생일 등 매년 ‘어린이 3대 명절’, 첫돌, 졸업·입학 등 특별한 날에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이 어린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식스 포켓 원 마우스(six pockets one mouth)’에 엉클(삼촌)과 앤트(고모·이모)를 더한 ‘에이트 포켓(eight pockets) 원 마우스’를 공략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물론, 지난 어린이 상대 최대 대목인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유통업체들이 조카 바보만을 노리고 연 판촉행사는 없었다. 어차피 지갑 8개 중 어느 지갑이 열리든 상품만 팔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어린이날을 앞둔 4월 한 달간 어린이 선물로 많이 팔리는 블록(+290%), 점토/공작놀이(+133%), 아동 스포츠 의류(+183%), 아동 샌들(+85%) 등 총 18개 품목의 20대 구매 증감률을 살펴본 결과, 평균 18%가 늘어났다. 20대 고객이 모두 조카 바보는 아니겠지만,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일부 특급호텔들 역시 삼촌, 이모, 고모와 조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카 바보 패키지’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특급호텔 패키지는 어린이날, 봄, 여름, 추석,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특정 시즌을 겨냥한 패키지가 대부분이고, 특정 고객층 대상 패키지는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 끝난 뒤 고생한 어머니나 아내 등 주부를 위로해주는 패키지 등 극히 드문 것으로 볼 때 획기적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삼촌, 이모, 고모와 조카가 ‘커플룩’을 입을 수 있도록 상품군을 개발 중이다. 신세계 톰보이의 여성캐주얼 브랜드 톰보이는 6월 둘째 주께 성인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약 6~7세(신장 120㎝) 여자 어린이가 입을 수 있는 키즈 컬렉션을 출시한다. 블라우스, 원피스, 티셔츠, 스커트 등 9개 상품이 나온다. 이모, 고모가 여조카에게 선물해 커플룩으로 입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11월21일 20~30대 타깃 여성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성인 제품과 디자인은 같고 사이즈는 작은 다운 점퍼, 코트, 카디건, 니트, 스커트 등 7개 상품을 내놓아 11만9000~37만9000원의 적잖은 가격대에도 히트했다.
오는 10월1~4일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리는 제11회 코베 임신출산 유아교육박람회 측 역시 조카 바보를 대상으로 한 전시 준비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람회 관계자는 “지난 4월 개최한 제10회 행사를 찾은 관람객 중 어린 조카를 동반한 이모나 고모, 삼촌들이 특히 많았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이승창(유통학) 교수는 “유통업체들에는 높은 구매력과 타당한 소비 이유를 가진 새로운 소비층 발굴이 절실하다”며 “조카 바보라는 신 소비층은 이제 태동 단계에 불과하지만, 각종 미디어를 통해 계층 특정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타깃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