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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맛보니]일산으로 이사하고 싶게 만드는 ‘오젠 일식’

등록 2015-06-12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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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오젠 일식’의 ‘생대구탕’.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자영업자가 일식집을 차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주방장에 달렸다는 얘기가 있다. 모든 음식점이 다 그렇겠지만, 그중에도 일식집에서 주방장이 차지하는 위치는 가히 절대적이다.  

 바꿔 말하면 오너 셰프가 하는 일식집에 간다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볼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가 된다.

 그 대표적인 곳이 경기 일산 MBC 사옥과 웨스턴돔 인근,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863-1 ‘오젠 일식’(031-908-8810)이다. 일산 지역에서 1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손님 몰이를 하고 있다.

 이 집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오너 셰프인 지승조씨가 운영한다는 점이다. 창업한 지 10년이지만, 여전히 ‘부장’ 명함을 가진 그는 늘 편안하고 살갑게 손님을 맞는다. 물론 그가 직접 엄선한 재료로 정성껏 준비하는 맛있는 음식은 기본이다.

 대표 메뉴는 ‘모둠 사시미’다. 가격(점심 2만2000·3만2000원, 저녁 4만2000·7만·9만5000원, 이상 각 1인)에 따라 구성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저녁 7만원 기준으로 식전 죽, 물회, 메인 사시미(참치·연어·광어·도미 등), 서브 사시미(전복·멍게·해삼·문어), 새우튀김 샐러드, 생선구이, 깻잎과 대하 튀김, 생대구 매운탕 또는 맑은 탕(지리), 스시 또는 알밥이 차례로 등장하며 맛의 향연을 펼친다.

 재료의 신선함부터 입에 넣었을 때 착착 감기는 것까지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데가 없다.

 점심 메뉴로 ‘생대구 매운탕’(1만2000원), 알탕(1만원), 스시(2만·3만원) 등이 준비되는데 하나같이 일품이다. 특히 생대구 매운탕은 시키지 않는다면 정말 후회할 정도다. 인근 직장인들이 뙤약볕 아래서 기다림을 감내하는 이유다.

 “식재료의 질이 정말 좋다”는 칭찬에 지씨는 “그냥 오래 거래해서 좋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것뿐이다”고 자세를 낮춘다.

 그러나 이 집에서 물이나 녹차 대신 개인별로 주는 것이 자연산 송이 버섯, 은행 등을 넣어 달여낸 ‘송이 버섯 차’인 것으로 볼 때 ‘대충대충’은 없는 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손님 구성이다. 보통 정통 일식은 고급스러우나 가격대가 높아 중장년층 남성들이 주로 찾고, 여성을 포함한 젊은 층은 품질은 다소 떨어져도 저렴한 이자카야를 주로 찾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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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오젠 일식’의 ‘모둠 사시미’. [email protected]
 그런데 이 집의 경우 중·장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성별도 남녀 구분 없다. 음식 내용이 중장년층이 원하는 수준에 부합하고, 가격대가 젊은 층도 큰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정도라는 얘기다.

 이 집은 지난 10일부터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바로 일산 전 지역을 상대로 ‘일식 배달 서비스’를 펼치는 것이다. 사시미(4만5000~6만원), 초밥(1만~3만원), 새우튀김(2만원) 알탕·생대구탕(1만5000원) 등을 판매한다.

 그렇다고 지씨가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고 생각한다면 완전히 오해다.

 일요일에 영업하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종교적인 이유도 아니다. 그저 직원들이 남들처럼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이 집에서 가족 외식을 하고 싶어하는 지역 주민들이 일요일에도 영업하라고 그토록 요청해왔지만, 요지부동이다.

 또 ‘황금’ 같은 매주 화·수·목요일 점심 시간대에 소외된 이웃을 4명씩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 점심 손님이 넘쳐나는 것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씨는 “직원들에게 일할 맛이 나는 일터를 만들어주고,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는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포기할 수 없어서 고심 끝에 배달서비스를 구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집을 소개한 지인이 “갔다 오면 일산 지역으로 집을 이사하거나 직장을 옮기고 싶을 것”이라고 한 말이 실감 났다. 일단 음식 맛과 질이 흡족하다. 또 오너 셰프의 됨됨이가 만족스럽다. 그런데 이 집에는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있지 않은가.

 좌석은 크고 작은 룸 6개 포함 50여 석, 매주 월~토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점심), 오후 5시부터 10시30분(저녁·라스트 오더 오후 9시30분)까지 각각 영업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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