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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같은 식당"…영화 '심야식당' 코바야시 카오루

등록 2015-06-11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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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12시에 시작해 7시에 문을 닫는 특별한 식당이 있다. 무엇이 특별하냐고? 식당이 문을 여닫는 시간이 그렇다. 이 식당은 낮 12시가 아닌 밤 12시부터 손님을 맞는다. 그래서 이 식당의 이름은 '심야식당'. 일상을 버틴 사람들은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심야식당을 찾는다. 자극적이지 않은 안주에 맥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심야식당을 찾는 사람도 있다.

 영화 '심야식당'(감독 마츠오카 조지)은 '마스터'로 불리는 이 식당의 주인장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2006년 일본에서 출간한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고, 일본 TBS에서 2009년부터 드라마로 방송돼 지난해 시즌3가 마무리된 인기 TV 시리즈이기도 하다. 영화 '심야식당'은 그간 만화와 드라마가 다룬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세 가지 에피소드, 세 가지 요리로 추려 만든 작품이다.

 일본배우 코바야시 카오루(64)는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마스터'를 연기했다. '심야식당'의 상징적인 존재인 셈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심히 그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내오는 그의 모습은 이 시리즈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하려 하는지 대변한다. 인간을 바라보는 마스터의 따뜻한 시선과 그들을 대하는 소란스럽지 않은 태도 때문에 사람들은 심야식당을 찾는다.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가 한국을 찾았다. 코바야시는 '심야식당'에서의 보여준 특유의 무표정과 옅은 미소를 유지한 채 자신 또한 "음식과 약간의 술로 하루의 상처를 치유하고 결핍을 채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심야식당'이 "마음을 새롭게 먹고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야식당'은 '허기도 마음도 채워드립니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영화다. 심야식당이 독특한 것은 그곳이 단순히 식사를 위한 곳은 아니라는 점이다. 심야식당이 '마음도 채워준다'는 것은, 이 식당은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찾는 곳이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또 한 가지, 음식 그 자체가 주는 위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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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의미에서 코바야시는 영화 '심야식당'의 또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나폴리탄 스파게티, 카레, 마밥을 "우리를 위로해주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나폴리판 스파게티는 감독님 고향 나고야에서 주로 파는 메뉴죠. 찻집에서 주로 점심 메뉴로 팔아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음식이죠. 마밥은 일본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메뉴입니다. 마밥이 뭔지 모르는 일본인을 없을 겁니다. 일본에서 마는 기운을 주는 음식이거든요. 카레는 일본인에게는 다양한 경험으로 존재할 겁니다. 일본에서 카레는 어린 시절부터 즐겨 먹는 음식이고, 누구나 좋아해 익숙한 음식이죠. 카레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있어요."

 '심야식당'은 이렇듯 일본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메뉴로 소시민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쌓아 나가는 영화다. 소품 같은 영화이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심야식당'은 음식이 중요한 영화이지만, 음식만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최근 국내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는 요리로 귀결하는 모양새다. 한국관객에게 '심야식당'이 단순히 요리에 관한 영화로 인식되면 어떡하느냐는 물음에 코바야시 카오루는 "영화를 보는 계기는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다"며 "관객이 어떤 경로로 '심야식당'을 보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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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식당'은 일종의 판타지입니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그런 장소죠. 남자든 여자든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고, 그곳에서 마음을 풀 수 있어요. 이 영화가 관객에게 영양제 같은 게 됐으면 합니다."

 코바야시 카오루는 1970년대부터 배우로 활동했고,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오갔다. 어쩌면 '심야식당'의 주인으로 산 6년이 그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마스터'라는 역할, '심야식당'이라는 이야기가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그는 "'심야식당'을 하면서 동료들과 맺은 인연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많은 분을 만났어요. 감독님과 스태프, 다양한 배우들. 대부분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중요하겠죠. 그 경험들은 제 마음 속 깊이 가라앉아 있다가 제게 힘을 줄 겁니다. '심야식당'은 제게 힘이 되는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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