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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③]인류는 대바이러스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등록 2015-06-17 11:24:47   최종수정 2016-12-28 1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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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20일(현지시간) 발표된 피처 사진부문 퓰리처상은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현장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낸 '뉴욕 타임스' 팀에게 돌아갔다. 이 팀의 사진기자 다니엘 베어휴락이 찍은 사진으로 작년 9월18일 라이베리아 몬로비아에서 2명의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8살 소년을 들어 치료시설로 옮기는 모습을 담았다. 2015.04.21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최근 할리우드 SF 영화에서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외계인도, 테러리즘도 아니다. 바로 갖가지 ‘재난’, 그중에서도 바이러스 등이 유발하는 ‘감염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대중의 구미를 가장 잘 반영하는 할리우드가 이를 계속 소재로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바이러스발 인류의 위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 인류는 근래 들어 바이러스에 위협을 받고 있다. 1970~1980년대 중부 아프리카를 강타한 뒤 잠잠해졌다 지난해부터 서부 아프리카로 자리를 옮겨 다시 창궐한 뒤, 전 세계로 뛰쳐나갈 기미를 계속 엿보고 있는 ‘에볼라 출혈열’(에볼라 바이러스), 1980~1990년대를 풍미한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2003~2004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2009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FTS 바이러스),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산도 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국군과 유엔군, 북한 인민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등에 막심한 피해를 입힌 ‘괴질’, 즉 유행성출혈열의 원인이 된 ‘한탄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우주에서 온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에서 나와 인간에게까지 전이되는 과정에서 계속 변이를 일으켜 인류에게 치명적인 ‘생물학 병기’가 돼버렸다.

 실제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 등은 모두 박쥐에서 나와 각각 설치류, 사향고양이, 낙타를 거쳐 인체에 들어와 기생하면서 숱한 ‘희생양’을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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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공한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의 모습. 치사율이 최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HIV는 아프리카 원숭이, 한탄 바이러스는 경기 동두천 한탄강 유역에서 잡힌 등줄쥐를 중간 숙주로 삼아 인간에게까지 숨어들었다.

 그렇다면 인류는 바이러스와 같은 미지의 생명체와의 사투에서 승리를 이끌고 생존을 지킬 수 있을까.

 공룡의 멸종 원인 중 ‘바이러스로 인한 멸종’이라는 주장은 이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바로 바이러스 한 종류가 모든 공룡을 죽게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반론 때문이다.

 즉 개체에 따라 체질이나 면역력이 서로 다르고, 서식 환경도 서로 다른데 바이러스 하나가 모든 개체에 치명적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곧 인간도 바이러스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게다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선 열쇠가 맞아야 하는데 그 열쇠가 모든 세포를 여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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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공한 전자현미경으로 포착한 신종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그러나 180도 다른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슈퍼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A바이러스의 ‘전파력’, B바이러스의 ‘생명력’, C바이러스의 ‘치명력 등이 융합되며 변이돼 등장하는 슈퍼 바이러스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슈퍼 바이러스의 탄생 가능성은 사실 작지만 인간이 바이러스와 일전불사를 위해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바이러스가 점점 내성을 갖게 되고, 요즘처럼 동시기에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각기 확산하다 어느 인체에서 만났을 때 서로 융합된다면 슈퍼 바이러스 출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슈퍼 바이러스를 비롯한 바이러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개인은 평소 운동, 식생활습관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을 통해 인체 면역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고, 의학계는 감염병에 관한 연구를 충실히 해야 한다. 또 정부는 완벽에 가까운 위기 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인류의 위기에 공동대처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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