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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낳은 이색풍경…"여대앞 마스크족 등장·회식없이 집으로"

등록 2015-06-14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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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태홍 기자 = 전 국민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불안감에 떨고있는 12일 오전 서울 신분당선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스마트폰을 보며 출근하고 있다. 2015,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달 20일 우리나라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불과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메르스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색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메르스에 대한 전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가장 대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제작, 판매하는 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이다.

 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 나가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에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와 외식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지만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은 상대적인 특수를 누리게 됐다.

 많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몰을 이용하자 기존 백화점, 마트 등은 온라인몰을 강화, 인력 충원에 나서기도 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판매 불티…여대앞 마스크부대 출몰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개인위생 관리용품은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없어서는 안될 상품이 됐다. 해당 상품들은 현재까지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혹은 메르스의 전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택의 한 예식장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하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결혼 축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대 앞에서는 마스크를 낀 여학생들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여대앞 마스크 부대 출몰'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개인위생 관리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관련 업계는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마스크 등을 온라인, 모바일 쇼핑몰에서 다수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메르스가 급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한 이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마스크를 비롯해 세정제와 세정용품은 188%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위생용품과 생필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522% 증가하는 등 높은 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대형마트, 시식행사 중단…매출은 하향세, 평택 인근 지역은 20% 감소

 백화점·대형마트에서 시식행사를 중단한 것은 또 하나의 이색 풍경이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메르스가 급속도로 전파되자 시식행사를 중단하거나 최소화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시식을 통해 타인의 분비물이 또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현상을 막기 위함이다.

 또 식당가 및 푸드코트에서 직접 조리를 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전원이 마스크를 쓰도록 조치를 내렸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출근 시 체온 체크를 시행, 미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귀가하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대중이 몰리는 장소로 나가는 것조차 기피하고 있어 이들 유통업체들은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상태다.

 12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국내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지난 8일까지 20일간 전지점에서 전년 동기대비 2.6% 매출이 하락했다. 특히 같은 기간 메르스 초기 발생지역인 평택, 수원 지점 매출은 6.4%나 꺾였다.

 매출 하락 현상은 메르스가 급속하게 전파된 6월 들어 본격화 됐다.

 지난 1~8일 롯데마트 전지점의 매출은 -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택, 수원 지점에서의 매출은 -14.3%를 기록했다.

 이마트도 메르스로 인해 소비자의 발길이 끊겨 급격한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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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쇼핑을 하고 있다. 2015.06.10.  [email protected]
 이마트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매출이 2.1% 소폭 상승했다. 다만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이마트 매출은 전지점에서 -8.7%를 기록했다.

 특히 평택에 위치한 이마트 지점은 -18.3%의 매출 하락세를 보였으며 동탄 지점은 전년 동기대비 -20.1% 매출이 감소했다.

 ◇온라인몰, 판매량 급증…백화점·대형마트도 온라인 강화전략

 온라인 몰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는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지난 8일까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에서의 식품과 생필품 판매량은 급증했다. 특히 메르스가 급격하게 전파된 6월 들어서는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메르스가 최초 발병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20일간 세제·제지·일용잡화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지난 1~8일 판매량은 83%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위생용품과 생필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급격히 증가했다. 라면· 컵라면은 31%, 고구마·감자는 49%, 수입돼지고기는 138% 판매가 증가했다. 생필품도 일반주방세제 116%, 랩 92%, 화장지 35%, 세수비누 23%, 세탁보조제 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듯 했던 백화점·대형마트도 온라인 매출 향상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배송차량 증차 조치를 내렸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5일 롯데닷컴·롯데아이몰·엘롯데몰 등 인터넷 쇼핑몰과 연계해 '사이버 먼데이'행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오는 15일부터 일주일간 SSG.com에서 '골든쇼핑위크'를 열고 일반 온라인몰의 상품과 차별화된 '백화점 상품'을 소셜커머스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측에서는 온라인 팀의 인원을 충원하는 한편 배송차량을 늘려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10일부터 배송차량을 5% 증차해 온라인 주문 상품을 고객들에게 더욱 빠르게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외식업계 손님 뚝 끊기고 집근처 편의점은 매출↑  

 메르스는 사람들의 생활패턴도 바꾸고 있다. 밀집 장소 기피 현상이 생기면서 외식업계는 물론, 개인 식당까지 매출이 떨어졌고 집근처 편의점 매출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솔로 직장인들에게 회식을 뒤로 한 채 집으로 귀가하도록 만들었고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솔로족들은 편의점의 도시락, 과일 판매량을 급증하게 만들었다.

 비타민과 홍삼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져 과일과 홍삼 등이 들어간 건강음료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메르스가 낳고 있는 이색 풍경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1~9일 도시락 판매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122.2% 증가했다. 간편식은 28.2%, 생수 18.6%가 늘었다.

 또 비타민과 홍삼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져 과일과 홍삼 등이 들어간 건강음료 판매량도 급증했다.

 과일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99.6%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량과 비타민·홍삼이 들어간 건강음료 판매량도 각각 50.7%, 4.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발병 초기에는 생소한 질병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관심이 적어 마스크를 제외한 관련 품목들의 매출 변동이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달 들어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돼 질병 예방상품들을 비롯해 도시락, 건강 관련 상품들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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