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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교 50주년③]외교 갈등, 경제 교류도 줄여...향후 협력은 어떻게?

등록 2015-06-21 08:30:00   최종수정 2016-12-28 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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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현지시각) 아제르바이젠 바쿠 힐튼호텔에서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15.05.03.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독도영유권 주장·신사참배 등 정치 외교적 갈등으로 골 깊어져  올 2월 통화스와프 종료…日 재무장관 회담 앞두고 WTO제소 뒤통수  관계냉각과 엔저현상 겹치면서 교역량 투자액 등 모두 감소  정치와 경제 분리 투트랙 정책 필요…한일FTA 협상 재개 목소리도

【세종=뉴시스】이상택 기자 = 2012년 8월10일. 우리 국민들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지만 이웃 일본의 정가는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발칵 뒤집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헌정사상 우리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그때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독도를 분쟁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주일본 한국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하는 한편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삐뚤어진 한일 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계속됐다.

 2013년 4월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일본의 아베총리와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자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예정된 한일외교장관 회담을 취소했다. 이후에도 위안부 문제, 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일관계는 급속도록 냉각됐다.

 문제는 이같은 정치 외교적 갈등이 경제적 문제로 비화됐다는 점이다.

 한일 양국은 지난 2월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종료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성장률 저조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통화교환을 중지했다. 이로써 2001년 20억 달러로 시작했던 한일통화 스와프는 14년만에 막을 내렸다. 

 아사히 신문은 일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양국의 관계 악화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오히려 통화스와프를 적극 추진한다면 유동성 위기로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 좋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하기 싫으면 말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최근 한일재무장관 회담과 통상장관 회담이 2년여만에 재개되는 등 한일 경제가 복원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일본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금수 조치를 이유로 한국정부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는 등 냉랭함은 여전하다.

 지난해 무역협회 도쿄 지부가 일본 바이어 2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과의 거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46.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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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주요 지역별 수출 증가율 추이 [email protected]
 반면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한국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64%에 달해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일 양국 모두 지나친 대립이 상호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이 어떤 식으로라도 긴장 관계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투자 줄줄이 감소     

 한일 양국간 무역은 1965년 수교이후 확대되다가 2011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1965~2014년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출액은 720배, 수입액은 300배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연평균 세계증가율에 비해 낮은 것이다. 대세계 연평균 수출증가율이 18.5%, 수입증가율이 15.4%인데 반해 대일본 수출 증가율은 14.4%, 수입은 13.2%에 그쳤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이후 대일본 수출액은 더욱 줄어들었다. 1991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장기불황과 아베노믹스가 주이유라고 하지만 불편한 정치적 관계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했다.

 2010년 대일본 수출은 전년보다 10.7% 감소했고 2014년에도 7.2% 줄었다. 올 4월에도 12.4%가 빠졌다. 그러면서 수출비중은 2013년 6.2%, 2014년 5.6%, 2015년 4월 5.1%로 축소됐다.

 수입도 마찬가지다. 2013년(전년대비) -6.7%, 2014년 -10.4%, 올 4월 -12.7%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의 대한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일본의 대한 투자액은 1962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382억7000만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의 15.9%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감소하고 있다. 2012년(신고액 기준) 45억4000만달러에서 2013년에는 26억9000만달러, 2014년에는 24억8800만달러로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올들어 1분기에는 2억8900만달러로 전년동기 7억4600만달러에 비해 61.3%나 급감했다.

 일본의 대한 투자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제조업투자의 비중이 높아 우리 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2014년 기준으로 일본의 투자 금액은 미국(36억900만달러)에 이어 단일국가로는 두 번째를 차지했다. 

 물론 일본기업의 대한 투자 감소에는 엔저의 영향이 크다. 2012년 하반기 엔·달러 환율이 80엔에서 2013년 98엔, 지금은 120엔대를 기록하면서 대한 투자액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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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주요 지역별 수입 증감률 추이 [email protected]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일본의 대한 투자는 2011년의 실적을 다소 상회해 아직 위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며 “하지만 양국간 투자관련 현안과 향후 엔저현상이 대한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FTA 등 난제 어떻게 풀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일FTA의 협상을 다시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일 FTA는 2003년 10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협상개시를 공식선언했지만 2004년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다 잠정중단됐다.

 일본의 비관세장벽이나 농수산물 개방계획에 대해 양국간 입장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이 있다.

 지난해 전산업에서 우리나라의 대일무역적자액은 215억달러로 이중 부품소재가 164억달러다. 비중이 71.3%나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완제품은 한국산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원자재나 중간재는 일본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산 완제품을 팔면 팔수록, 수출하면 할수록 일본기업을 돈벌게 해주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일 FTA는 우리의 경우 기술차이나 무역역조가 심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점, 일본은 속도를 내봐야 실익이 없다는 점 등이 작용해 실질적 진전이 없었던 것이다.

 대신 아베 정권들어 역내 주도권을 노리면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한중일 FTA 등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나라도 한·중, 한·베트남 등 각종 FTA 협상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한일FTA도 새로운 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공목 연구위원은 “지난 50년간 양국이 상호 국가간의 경제 및 산업발전에 기여한 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양국은 정치 외교적인 갈등이 양국의 경제 및 산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11년을 정점으로 양국간 무역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한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양국간 새로운 가치사슬의 모델 창출, 한일 FTA체결, 제3시장 공동진출, 신성장분야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양국 정부차원에서도 관계개선을 위한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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