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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껄끄러운(?) 관계 회복시킨 올스타전 드래프트

등록 2015-07-02 13:57:56   최종수정 2016-12-28 15: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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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K리그 전북 현대모터스 최강희 감독에게 선발 된 차두리 선수가 기뻐하고 있다. 2015.07.02.  [email protected]
슈틸리케-권순태, 최강희-차두리와 호흡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드디어 권순태(31·전북)의 손을 잡았다.

 최강희(56)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시절 외면했던 차두리(35)와 호흡을 맞춘다. 올스타전이 만들어 낸 진풍경이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출전 선수 선발에서는 껄끄러운(?) 관계들을 회복시켜주는 화해의 장이 마련됐다.

 '팀 최강희'와 '팀 슈틸리케'로 나뉘어 치러지는 올스타전의 선수 선발은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 팀 사령탑들이 GK(골키퍼)와 DF(수비수)라고 적힌 캡슐 중 하나를 무작위로 뽑아 해당 포지션의 우선 선발권을 갖는 식이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선발은 추후 진행된다.

 추첨 결과 골키퍼 부문 우선 선발권을 획득한 슈틸리케 감독은 김승규(25·울산)가 아닌 권순태를 지목했다.

 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불리는 권순태는 대표팀 차출 때마다 후보로 거론되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올스타전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슈틸리케 역시 이런 내용들을 잘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순태는 소집 때마다 늘 논란이 많은 선수다. 이번에도 내가 권순태를 뽑지 않는다면 악연이 있다고 오해할까봐 뽑았다"고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본의 아니게 권순태를 외면해야 했던 사정에 대해 "그동안 데리고 있던 3명의 골키퍼들이 너무 잘했다"고 털어놨다. "권순태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두 명의 골키퍼들이 좋은 활약을 보인다는 것은 본인도 인정할 것 같다"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권순태의 소속팀 수장인 최 감독은 제자가 슈틸리케호에 지명되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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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슈틸리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5.07.02.  [email protected]
 최 감독은 "지난해 권순태는 최고의 골키퍼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잔부상이 많다. '자꾸 부상을 당할 것이면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해라'고 했는데 슈틸리케 감독님이 뽑았으니 없던 일로 하겠다"고 흐뭇해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을 편안하게 지켜보던 최 감독은 자신이 우선 지명권을 쥔 수비수를 뽑는 과정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차두리 때문이었다.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차두리는 선발에 앞서 최강희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이유는 최 감독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차두리는 "최강희 감독님이 대표팀 감독을 하실 때 나를 선발하지 않았다. 은퇴하기 전에 모든 것을 다해봐야 하는데 이번 기회라도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서 "최 감독님 팀에 들어가서 내가 나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때 자신을 중용하지 않았던 것에 애교 섞인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결국 최 감독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차두리를 선택했다. 차두리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최 감독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차두리는 "압박을 받아서 뽑을 수밖에 없었다"는 최 감독의 선발 배경에도 꿋꿋했다. "이유가 어찌됐든 나는 좋다. 욕심을 조금 내서 나를 주장까지 시켜주시면 맘 편히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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