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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도 퓨전도 이젠 안 통한다"…사극 수난시대

등록 2015-09-10 17:34:59   최종수정 2016-12-28 15: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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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징비록' 포스터(사진=KBS)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시청률 불패신화' '드라마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던 사극이 시청률 하락으로 굴욕을 겪고 있다.

 배우 차승원, 김재원, 이연희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던 '화정'의 첫 방송은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이연희의 연기력 논란과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률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 '화정'의 평균 시청률은 7~8%까지 떨어지면서 현대극인 SBS '미세스캅'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넘겨줬다.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도 반응이 신통치 않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퓨전사극 드라마로 화제를 모으며 1회는 전국 7.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 '왕의 남자'와 드라마 SBS '일지매' MBC '아랑사또전' 등의 사극에 출연해 좋은 성적을 냈던 배우 이준기와 MBC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해를 품은 달' '기황후' 등을 공동 연출한 이성준 PD가 의기투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쟁작 SBS '용팔이' KBS 2TV '어셈블리' 모두 상승세를 타며 시청률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밤을 걷는 선비'는 종영을 앞두고 오히려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대하드라마의 새로운 신드롬을 일으킨 '정도전'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주목 받았던 KBS 1TV '징비록'도 한 자리대 시청률로 추락하는 등 수모를 겪다가 조용히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역사가 갖고 있는 무게감을 잃어버린 것과 기존 사극에서 나왔던 패턴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것을 시청률 부진의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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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화정'(위),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 포스터(사진=MBC)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전에는 사극을 하면 기본적으로 20% 이상의 시청률로 시작한다는 말도 있었다"며 "사극은 다른 드라마 장르와 달리 대결 구도와 갈등이 첨예하게 나올 수 있는 구조로, 정통사극 틀에서 퓨전사극으로 넘어오면서 역사에서 조금씩 벗어난 재해석·상상력이 가미되면서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극이라고 해서 주목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며 "사극이 역사 틀을 벗어나다보니 너무 비현실적인, 판타지적인 상황으로 흘러간다. 그러다보니 사극이 본연에 갖고 있는 현실성, 역사적 사실 등이 갖고 있던 무게감을 많이 잃어버리면서 힘이 빠지는 상황들이 생겼다. 역사를 벗어나서 새롭게 재해석하는 건 좋은데, 재해석하는 것들이 패턴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는 "2004년 드라마 '대장금' 이후 끊임없이 1인의 성장 사극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션이 주어지고 그 미션이 해결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신분 상승이 되는 과정들이라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고 이야기 전개를 이미 예상하고 있고 있다. 사극이 고개를 숙인 것은 제작자들이 안이하게 접근한 측면이 없지않아 있다. 시청자들이 사극을 장르적으로 매력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완성도를 보여주는 사극이라면 충분히 성공적인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는 "대부분 화제가 되는 것이 정통사극이 아니고 퓨전 사극이라고 볼 수 있는데, 퓨전 사극은 시청률의 외연을 높이는데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갖고 있다"며 "사극 장르 자체는 중장년의 남성들이 주시청층이지만, 퓨전 사극은 새로운 실험적인 시도와 함께 로맨스도 가미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결국 퓨전 사극은 시청률 부진을 막기 위한 방송사들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퓨전 사극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잘 짜여진 전개, 배우들의 열연, 섬세한 연출력 등으로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내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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