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신동립 잡기노트]개천절, ET 온 날이라는 사람들

등록 2015-10-05 08:03:00   최종수정 2016-12-28 15:42:1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545>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백두산 높은 터의 부자요 부부. 성인의 자취따라 하늘이 텄다. 이날이 시월상달의 초사흘이니. 이날이 시월상달의 초사흘이니. 오래다 멀다해도 줄기는 하나. 다시 필 단쪽잎에 삼천리 곱다. 잘 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잘 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개천절 노래, 정인보 작사·김성태 작곡)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이화세계의 뜻을 펴기 시작한 사건이 개천이다. 천명에 의해 최초의 인간공동체인 신시를 열고 첫 국가 고조선을 건설한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19세기 ‘무당내력(巫堂來歷)’은 “상원갑자 10월3일에 신인(神人) 단군이 태백산에 내려와 신교를 세우고 백성을 가르쳤다”고 썼다. 조선후기 평안도에서 활동한 김염백의 단군신교 교단도 10월3일과 3월15일에 제례를 올렸는데, 단군의 탄생일과 선거일(仙去日)이다.

 구한말 대종교 중광의 근거가 되는 ‘단군교포명서’의 서두에는 “오늘은 우리 대황조단군성신(大皇祖檀君聖神)의 4237회 개극입도지경절야(開極立道之慶節也)라. 우형(愚兄) 등 13인이 백두산 대숭전에서 … 우리 동포형제자매에게 삼가 고하노니”라고 적혀 있다. 포명일자를 ‘단군개극입도 4237년(1904) 10월3일’이라고 끝에 명기했다.

 근대 개천절의 기원은 대종교에서 찾을 수 있다. 홍암대종사(나철)가 단군교포명서의 ‘단군개극입도 4237년 10월3일’을 계승해 1910년 9월27일 교명(敎命)으로 의식규례를 정하면서 제3항에 ‘개천절은 강세일(降世日)과 개국일이 동시 10월3일이라 경일(慶日)을 합칭(合稱)함’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개천과 관련해 딴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다. “하늘이 열렸다는 것은 하늘로부터 누군가 내려 왔다는 것이고,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들에 의해 나라가 시작됐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인류를 창조한 우주인 ‘엘로힘’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정윤표 대표(65·부산항 도선사)는 “은하계의 다른 행성에서 고도의 문명을 이룩한 엘로힘이 DNA 합성을 통해 과학적으로 창조한 것이 인류다. 지구보다 2만5000년 앞선 과학기술을 지닌 엘로힘은 지구 여러 곳에 실험실을 설치하고, 정교한 생명공학기술로 단순한 미생물에서부터 점점 복잡한 동식물과 고등생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명체들을 창조(지적설계)했으며, 최종적으로 ‘그들 자신의 모습대로’ 인간을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associate_pic
 하지만 “과학을 이해할 수 없었던 미개한 고대인들에 의해 엘로힘은 신으로 오해됐고 그것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유일신을 믿는 고대 주요 종교들의 기원이 됐다. 또 오늘날 ‘UFO’로 불리는 엘로힘의 우주선은 ‘신들의 수레’, ‘하늘을 나는 마차’, ‘불말’, ‘불기둥’, ‘구름기둥’ 등 신비적으로 인식됐다”고 한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하늘의 대리인(예언자)이 한반도에 재림할 것이라는 미륵신앙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격암유록이나 정감록비결 등 많은 예언서에는 말세(미래세상)에 하늘(우주)로부터 구세주(미륵 또는 미래불, 보혜사 등 마지막 예언자를 지칭)와 더불어 외계인(인류를 창조한 우주인들)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고돼 왔다. 그러한 예언들이 실현되려면 먼저 엘로힘을 우리 인류의 창조자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아울러 “엘로힘이 ‘마지막 예언자’ 라엘(69·프랑스)을 통해 요청한 ‘지구대사관’을 우리나라에 유치해야 한다. 엘로힘은 대사관에 필수적인 치외법권 지위와 함께 대사관 건립 대지를 제공하는 나라는 보장된 번영의 미래를 맞이하고, 엘로힘의 보호 아래 다가올 수천년 동안 지구 전체의 정신적, 과학적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알린다.

 개천은 일신강충(一神降衷)·천신강림(天神降臨)·천손의식(天孫意識)을 고스란히 품은 이름이다. 하늘의 하늘집을 옮겨 땅 위에 하늘집을 만들고, 사람 속에 하늘집을 만듦도 개천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어찌 보면 라엘리안의 지구대사관과도 일맥상통한다.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 없다. 개국절이 아니라 개천절이니 범상치 않다. 엊그제가 제4347주년 개천절이었다.

 문화부국장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