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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녀, 미녀 기준을 바꾸다②] 머슬녀 열풍은 SNS를 타고…

등록 2015-11-03 15:27:30   최종수정 2016-12-28 15: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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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방송인 유승옥이 패션지 에스콰이어 6월호 화보를 장식했다. 2015.05.25.(사진=에스콰이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1. 모델 유승옥은 지난해 2014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커머셜 모델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톱5’에 선 뒤 자신의 환상적인 몸매를 담은 사진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렸다.

 이 사진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유승옥’이라는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최상단을 장악했다. 그러자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들의 섭외가 쇄도했고 유승옥은 곧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2. 미식축구월드컵 국가대표팀 스트렝스 코치인 예정화는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 스타’ 등에 출연하며, 또 한 명의 ‘머슬녀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예쁜 얼굴과 운동으로 가꾼 환상적인 몸매로 이미 오래전부터 ‘SNS 여신’으로 통했다. 방송 출연 역시 이러한 SNS의 인기가 발판이 됐다.

◇SNS, 동기 부여부터 자극제까지

 두 사람의 사례를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바로 머슬녀 열풍의 진원지는 바로 ‘SNS’다.

 여성들이 SNS를 통해 이들의 빼어난 몸매를 접하게 되고, 그 몸매를 가꾼 비결이 단순히 굶는 다이어트가 아닌 운동임을 알게 되면서 대거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얘기다. 갖가지 다이어트를 해봤으나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성형수술을 하려니 부담스러웠던 여성들에게 그야말로 ‘복음’이 된 셈이다. 

 SNS는 ‘워너비 유승옥’ ‘예정화 따라 하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인간의 ‘과시욕’을 충족하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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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하이트가 휴가철을 맞아 운영하는 해운대로 떠나는 하이트 응원열차의 1일 차장인 예정화 방송인이 31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탑승객들을 반갑게 맞이 하고 있다. 2015.07.31.  [email protected]
 남에게 뭔가를 과시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특히 자신이 부단히 노력해 얻은 것은 더욱 그렇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멋진 몸매를 갖게 된 여성이라면 한여름 해변이나 워터파크에서 당당히 ‘나신’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그러나 늘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계절이 항상 여름인 것도 아니니 이를 과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SNS라면 얘기가 다르다. 자신의 몸매를 자신 있게 드러낸 사진을 통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중한 몸매를 비키니 차림으로 드러내면 ‘좋아요’가 쇄도하고, 팔로워가 급증한다. 더욱 자극을 받아 몸매 가꾸기에 열을 올리게 된다. 이런 사진 게재가 꾸준히 이뤄진다면 유승옥, 예정화가 부럽지 않은 ‘SNS 여신’ 반열에도 오른다.

 연예 매니지먼트사로부터 미팅 요청도 들어온다. 여기서 일반인으로 남을 것이냐, 연예인 등 셀러브리티가 될 것이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그녀는 오늘도 SNS에서 노출한다.

 여대생 최모씨는 팔로워 2만1000명을 거느린 SNS 스타다. 연예인이 아닌 '민간인'이지만, 수시로 비키니나 브라톱과 쇼트 팬츠를 입은, 과감한 모습을 SNS에 올린다.

 그런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수백 개는 기본이다. 그렇다고 연예인이 될 생각은 없다. 이미 연예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콜’을 받았으나 정중히 사양했다. 그녀가 그런 사진을 올리는 것은 몸매 자랑을 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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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머슬퀸 이연이 25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로에 마련된 스파라이트 샤워 구조대 이벤트 무대에서 샤워 댄스를 추고 있다. 2015.07.25.  [email protected]
 그녀는 예전에는 이른바 ‘초딩 몸매’였다. 여름철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기는 했지만, 최대한 꽁꽁 싸맸다. 그렇다고 살을 찌울 용기도 없었다. 그러다 유승옥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처음 SNS를 통해 유승옥의 비키니 사진을 보면서 부러워하다 “마음껏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그의 방송 인터뷰를 보면서 운동으로 몸매를 가꾸기로 했다. 세끼를 모두 잘 먹었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꾸준히 운동했다.

 그렇게 6개월이 되자 누구에게도 자신 있는 몸매를 갖게 돼 그 기쁨을 SNS에 올리는 사진들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사진을 보며 이런저런 평가를 하는 댓글도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최씨는 “예전에 SNS에 그저 내가 갔던 곳, 먹은 음식, 선물 받거나 구매한 명품 등을 남들에게 자랑했다면 이제는 땀 흘려 가꾼 내 몸매를 자신 있게 드러내고 있다. 신기하게도 만족감이 더욱 크다“면서 “특히 지인은 물론 팔로워처럼 직접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내 몸매에 관해 ‘좋아요’를 받을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고 자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내년 봄 2016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선발전에 출전할 계획이다. SNS에서 남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다른 사람들과 직접 몸매를 견줘본 적은 없다는 점이 아쉬워서다.

 “대회에서 입상하면 좋겠지만, 못해도 상관없다. 이미 남들과 몸매를 겨뤄보고 싶어졌으니 이미 내가 얻을 것을 다 얻은 셈이다.”  

 김제이 소셜미디어 연구소장은 “SNS는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수단인 만큼 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남들로부터 끊임없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머슬녀 역시 SNS를 통해 다른 여성의 몸을 훔쳐보다 한껏 자극을 받아 운동을 시작한 뒤, 몸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갖게 되면 다른 여성들처럼 SNS를 통해 자랑하기 마련이다”며 “다만 남들의 평가는 자극제는 될 수 있으나 그런 데 너무 얽매이다 보면 운동을 통해 건강해진다는 본질은 사라지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몸매 만들기에만 치중할 수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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