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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는 5060②]"자신있게 도전하세요"…'실버 바리스타' 이금옥씨

등록 2015-11-18 08:34:35   최종수정 2016-12-28 15: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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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실버 바리스타' 이금옥(63·여)씨가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삼가연정'에서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저도 처음에는 바리스타가 뭔지도 몰랐답니다. 시니어들이여, 자신 있게 도전하세요."

 환갑을 넘긴 '실버 바리스타' 이금옥(63·여)씨는 갈색 앞치마를 정갈하게 두른 채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손님이 어떤 커피를 주문하더라도 능숙한 솜씨로 만들어낸다.

 이씨가 일하는 곳은 서울 종로구 안국동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삼가연정'이다. 이곳에서 주 5일, 하루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4시간씩 파트타임제로 근무하며, 한 달에 50만원가량 받는다.

 삼가연정은 '책과 차, 사람 세 가지 아름다움이 어울리는 장소'라는 뜻이다. 60세 이상 노인 바리스타 4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2년 서울시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삼가연정은 서울노인복지센터 내 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한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2009년 8월 문을 열었다. 오래 서서 근무하다 보니 무릎만 건강하다면 성별이나 학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취업할 수 있다.

 이씨는 60세에 서울노인복지센터 내 조리실 취사원을 정년퇴직한 뒤, 2년 정도 무료한 삶을 보내다 '제2의 일자리'를 찾았다. 처음에는 커피숍 보조 일인 줄 알고 시작했다 지난해 자격증을 취득해 어느덧 2년 차 바리스타가 됐다.

 갓 바리스타가 됐을 당시만 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첫 손님 앞에서 허둥대다 카페라테 거품을 쏟은 기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빨개진다.

 이씨는 "손님을 처음 대하다 보니 긴장했는지 조리 과정에서 라테 거품이 바닥으로 흘러넘쳤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손님이 '천천히 하세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고 돌아봤다. 

 이씨는 "정년퇴직 후 쉬는 동안 우울증이 올 것만 같았는데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매일 매일 활력이 생겨나 좋다"며 "바리스타는 각양각색 사람들 속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맛있는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는 행복한 직업"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어 "나는 우연히 바리스타가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바리스타란 단어조차 몰랐기 때문에 이 직업을 갖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건강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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