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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는 5060③·끝]영화 '인턴'서 배우는 시니어 인턴 성공 비결

등록 2015-11-18 08:46:18   최종수정 2016-12-28 15: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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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로버트 드 니로(72) 앤 해세웨이(33)의 할리우드 영화 ‘인턴’(감독 낸시 마이어스)이 17일 약 359만 관객을 기록했다.

 추석을 앞둔 9월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사극 ‘사도’(감독 이준익), 코미디 ‘탐정 :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 코미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 등 한국 영화 3총사, 할리우드 SF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감독 웨스 볼) 등과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선전했다.

 흥행 4위로 출발해 한때 1위까지 올랐다.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급기야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봉국 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까지 기록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드 니로가 열연한 ‘벤 휘태커’다.

 ‘아날로그의 상징’인 전화번호부 회사 부사장을 끝으로 은퇴한 벤은 3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낸 뒤 무료하게 산다. 그러다 삶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아직 연주하지 못한 음악이 남아 사라질 수 없는 뮤지션’의 마음으로 ‘디지털의 총아’인 온라인 패션몰 어바웃 더 핏의 ‘시니어 인턴’ 모집에 지원해 합격한다.

 애초 회사는 신생업체로서 이미지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시니어 인턴을 뽑은 것일 뿐 그에게 기대하는 것도 별로 없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30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역시 회사 일하랴, 집안 일하랴 매우 바빠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인 젊은 직원들은 갑자기 포멀 수트를 입고 나타난 노인을 흥미로워하는 한편 다소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벤은 주변 사람들을 감화시키며 회사의 인기남으로 자리 잡는다. ‘까칠한’ 오스틴까지도 서서히 그를 ‘친구’이자 ‘멘토’로 여기며 의지하기에 이른다.

 흥미로운 것은 관객의 예상 또는 기대와 달리 벤이 출중한 능력을 뽐내며 ‘맹활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뛰어난 친화력, 큰 배려심으로 주위를 감화시키고, 젊은 세대들이 놓치는 것들, 잃어버리는 것들을 짚어줄 따름이다.

 줄스가 남편의 외도를 알고 괴로워할 때나 투자자들의 강권으로 경영권을 내려놓을 위기에 처했을 때도 그녀를 위해 앞장서서 싸우는 ‘백기사’로 변신하지 않는다. 늘 ‘아빠 미소’를 띄어주고, 어깨를 빌려주며 “혼자서 229명의 회사를 키운 게 누군지 잊지 마요”라는 말을 던지는 데 머문다.

 회사에서 나이로 가장 ‘어른’이지만, 나서려고도,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풍부한 경험과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니어 전문가들은 “영화 속 벤의 이러한 모습은 시니어 인턴에게 우리 사회가 특히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짚는다.

 한국노인상담센터 이호선(숭실사이버대 교수) 센터장은 “국내에서 시니어 인턴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노령층은 벤이 어떻게 회사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게 됐는가를 참고하기 바란다”며 “기존 직장의 경륜을 바탕으로 회사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긴 하나 가르치려 들지 않고, 힘들다거나 어렵다며 피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나 업무에서 도를 넘으려 하지 않는다. 시니어 인턴을 채용하는 회사와 구성원이 현실적으로 바라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기업들도 시니어 인턴에게 복사 등 단순업무만 시키지 말고 그분들이 회사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야 고령화 시대에 시니어 인턴제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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