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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책으로 보는 2016 트렌드…‘트렌드 코리아 2016’ 외 2권

등록 2015-12-22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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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시내 기자 = 어느새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성큼 다가왔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 일이라고 하나 새해에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한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사람이 토정비결이나 신년운세 등을 찾는다.

 하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운’보다 더 확실히 도움을 주는 것이 있다.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사회·경제 전망을 통해 앞날을 예측한 책이다.

 새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식을 총동원해 2016년을 내다봤다.

◇트렌드 코리아 2016…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펴냄/ 431쪽/ 1만6000원

 2009년부터 매년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지난 한 해를 회고하고, 다가오는 한 해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을 발간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를 중심으로 분석했지만, 분석 대상이 된 소비자가 곧 정치·사회·경제·문화 변화의 주체자인 시민이기에 각 분야 동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가 짚은 ‘2016년 10대 트렌드’는 무엇일까.

 이 책이 제시한 키워드는 ‘멍키바(Monkey Bars)’다. 멍키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 유격 훈련장에 있는 구름다리로, 원숭이처럼 매달려 이동하는 놀이기구를 말한다.  

 이 시리즈는 10대 트렌드 키워드의 첫 글자를 조합하면 그해 띠 동물이 되도록 키워드를 짓고 있는데, 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병신년·丙申年)다.

 저자는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사회·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고 2016년 키워드를 멍키 바로 정한 이유를 밝혔다.

 ‘멍키바’의 내용 중 가장 먼저 제시된 ‘Make a ‘Plan Z’(‘플랜 Z’를 세우다)’가 눈길을 끈다. ‘플랜 A’가 최선, ‘플랜 B’가 차선이라면 ‘플랜 Z’는 최후의 보루다. 경기불황·취업난 악화·불평등 심화 등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불투명한 미래에 지친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구명보트를 준비하는 소비현상을 일컫는다.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없는 사람들은 ‘돈은 적게 만족은 크게’ 느낄 수 있는 소비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못난이 과일·라면용 전복 등 전에는 하자 있는 제품으로 인식하며 꺼리던 ‘B급 상품’을 나서서 찾는가 하면, ‘샘플세일’을 통해 고가의 패션아이템을 저렴하게 산다.  

 이는 곧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으로 이어진다. 탄탄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소비자는 ‘이름’보다 ‘제품의 질’을 더 따지는 합리적 소비로 방향을 튼다. 장기 저성장 시대 소비자는 성능이 최고가 아니어도 최선의 질에서 타협하고, 적당한 가격에서 포기할 줄 안다. 그래서 가격과 성능의 대비를 의미하는 ‘가성비’가 더욱 중시된다.

 ‘대륙의 실수’ ‘짝퉁 애플’ 등으로 놀림 받던 중국 전자제품 브랜드 ‘샤오미’의 강세가 이를 증명한다. 일본에서는 포인트나 쿠폰 등을 꼼꼼히 활용하고, 중고품이나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가성비에 무게를 두는 ‘코스파(Cost Performace) 세대’가 이미 등장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소비자가 저렴한 것만 찾는 것도 아니다. 가성비는 결국 ‘성능의 절대가치를 따진다’는 의미다. 곧 가치가 있다면 큰 금액도 기꺼이 낸다. 기존 김밥보다 2~3배 비싼 ‘프리미엄 김밥’의 인기가 대표 사례다.

 자원이 충분하지 않고, 정식(正式)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대단히 ‘있어 보이게’ 만드는 능력인 ‘있어빌리티’도 흥미롭다.

 재력·센스·인맥 등을 과시하려는 욕망은 예전에도 있었으나 최근 소비자는 진일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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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화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축적해 가성비를 가늠하고, ‘꿀팁’(꿀처럼 아주 유용한 정보를 의미하는 신조어)을 공유하면서 비용·시간·노력을 절약하고도 자신을 있어 보이게 포장하고 있다.

 SNS가 바꾸는 현상은 더 있다. 과거 비주류로 여겨지던 ‘1인 미디어’가 새로운 한류 전파 수단으로, 광고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거대자본을 갖춘 MCN(Multi Channel Network)와 결합하면서 앞으로 더 강력한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인맥 중심이던 SNS도 ‘해시태그’를 위시한 취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이제 이색적인 취미를 당당하게 혼자 즐기기도 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기도 한다. 이들은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서 진정한 명품은 ‘나의 취향’이 담긴 제품이라고 여긴다. 결국 ‘다변화’가 핵심이다.

 이 밖에도 트렌드코리아가 직접 선정한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2015년 소비트렌드 회고 등도 수록했다.

◇라이프 트렌드 2016…김용섭 지음/ 부키 펴냄/ 320쪽/ 1만5000원

 “나만 알고 싶은 밴드인데 유명해져 싫어요.” 인디밴드 ‘혁오’가 지난 7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인기를 끌자 일부 팬은 이렇게 말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듯 우리 사회는 남과 다른 것을 불편해하고, 획일성을 덕목처럼 삼아왔다. 그렇다면 남이 나와 같은 밴드를 좋아할 때 안도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 이들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

 자신의 취향이 더는 특별하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곧 ‘새로운 혁오’를 찾아 나설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취향을 숨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은밀한 취향’이 2016년 핫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성을 최고 가치로 삼는 ‘힙스터(Hipster)’, 외형보다 본질에 집중하고 크기보다 특별함에 가치를 두는 ‘에지 스몰족(Edge Small族)’, 웰빙을 넘어 웰에이징·웰다잉까지 고민하는 ‘웰족(Well族)’,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로 중년에 관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 ‘영포티(Young-Forty)’ 등을 소개하면서 이들을 통해 변화할 사회를 예측한다.

 딱딱한 지표와 통계 대신 우리 일상에서 찾은 수많은 단서를 통해 2016년 트렌드를 짚는다.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KOTRA 지음/ 알키 펴냄/ 468쪽/ 2만원

 전 세계 85개국에 세운 125개 무역관과 현지인과 부대끼는 주재원 수백 명을 통해 그곳 상황과 새로운 소식을 발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해 우리 기업에 전달하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금 우리 기업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12가지를 소개한다.

 재생을 넘어 재창조 경지에 이른 ‘업사이클링(Upcycling)’을 비롯해 편견을 깨고 성공을 거둔 ‘디스럽터(시장파괴자·Disruptor)’, 현금이 사라지고 있는 ‘캐시 프리(Cash-free)’, 고래를 이기는 ‘강한 새우’, 먹을거리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비욘드 푸드(Beyond Food)’ 등 각국의 비즈니스 아이템과 전략을 생생하게 실었다.

 ICT(정보통신기술) 발달과 모바일 기기 보편화로 정보 국경이 사라지는 이 시대, 지구 반대편 나라의 뜨거운 아이템이 오늘 당장 한국에 들어온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다.

 결국 누가 먼저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실현하는가에서 성패가 갈린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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