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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어느덧 20주기, 응답하라 '가객 김광석'

등록 2015-12-30 10:48:58   최종수정 2016-12-28 1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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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 김광석 노래비 (안규철 제작·2008)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수 김광석(1964~1996)은 언제나 청춘이다. 다들 “또 하루 멀어져 간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그는 항상 32세에 머물러 있다.

 2016년 1월6일이 20주기다. 탄생 50주년을 맞아 2014년부터 이미 다양하게 재조명돼 왔다. 그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연출 김명훈), ‘그날들‘(연출 장유정),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연출 장진) 등 그의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만 3편이 무대에 올랐다.

 같은 해 말에는 ‘김광석 4집 리마스터링 LP’가 발매됐다. 1994년 김광석 4집 ‘네 번째’는 ‘일어나’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명곡이 담긴 명반으로 통한다.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다시 나온 이 음반은 모두 과거 녹음된 원본 멀티테이프를 복원해 믹스, 마스터링을 새롭게 했다. 김광석의 l목소리는 LP와 닮았다. CD로 들어도, 음원으로 들어도 그렇다. 목소리 자체에 LP 특유의 지글거리는 향수가 깃들어 있다.  

 현재의 TV 속에서도 그의 모습은 아날로그적이다. 1990년대 문화를 조명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에서는 그의 노래와 육성, 모습이 흘러나왔다. JTBC ‘히든싱어 2’(2013~2014)의 마지막회 주인공으로 그를 모창하는 이들이 나와 향수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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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광석 4집 '네번째'
 2015년 김광석과 관련,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는 20년 간 잠들어 있던 미완성곡이 빛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기업브랜드 캠페인 ‘연결의 힘’의 두 번째 프로젝트 ‘연결의 신곡발표’의 하나로 발굴됐으나 김광석의 숨은 곡을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대중을 상대로 이 곡의 가사를 공모한 결과, 이지혜씨의 ‘그런걸까’가 10월 최종 가사로 선정됐다. 약 20일 무려 1만3743건이 접수됐다.

 김광석이 남긴 멜로디에 대중이 노랫말을 더하고, 성시경·정재일·심현보 등 후배 뮤지션들이 작사·멘토링·편곡을 통해 곡을 완성했다. 작사 멘토링을 담당한 작사가 겸 작곡가 심현보씨는 “이별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이별이 다가왔을 때 오히려 사랑의 순간을 노래하는 참신함으로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표현해낸 아주 훌륭한 가사”라고 평했다. 김광석의 노래와 닮았다. 이씨는 이 음원의 작사가로 등재됐고 작사 저작권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김광석이 몸 담았던 포크그룹 ‘동물원’의 탄생과 음악을 담은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2016년 1월1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이 초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1988년 동물원 결성 때부터 왕성하게 활동한 이야기를 담는다. 동물원 멤버이자 정신과의사인 김창기(52)가 김광석의 기일을 맞아 추억 속 연습실을 찾으며 시작된다. 마흔이 된 자신과는 다르게 서른둘의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김광석 그리고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들고 부르던 그 시절을 회상한다는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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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광석 다시 부르기 2014'
 동물원 멤버 박기영(50)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혜화동’ ‘잊혀지는 것’ ‘변해가네’ ‘그날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동물원의 명곡들이 울려퍼진다. 완성도는 다소 헐거운 편인데 노래들에 대한 관객의 공감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뭉클하게 다가온다. 특히 김광석의 인간적인 면모를 돋보기에 하는 김광석 역의 배우 박호산이 일품이다. ‘히든싱어, 김광석’편 준우승자인 뮤지컬배우 최승열은 이 역에 목소리가 알맞다.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 노래 부르기’는 20주기에도 열린다. 김광석추모사업회(회장 김민기)는 김광석의 기일인 2016년 1월6일 오후 7시30분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를 개최한다. 김광석이 찾아 불렀던 노래를 팬들이 자신의 개성대로 들려주는 무대다. 노래 없이 악기의 연주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김광석 따라 부르기’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대회다. 지난 4년 동안 모두 230팀이 예선에 참가, 47팀이 본선무대에 진출했다. 힘든 인생살이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마음껏 목청 높여 부를 장소가 없어서 지원했다는 40대 직장인, 13세 제자 2명과 함께 참가한 전남 지역 초등학교 교사 등 전국에서 다양한 직업 종사자와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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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이번 대회를 끝으로 ‘김광석 노래 부르기’는 종료된다. 김광석추모사업회는 “2016년 재단 설립 후 국내 뮤지션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대중음악계를 비롯해 문화예술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알렸다. 사업회는 1996년 2월 김광석 49재 때 열렸던 추모 콘서트 참가자 40여 팀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1999년 두 번째 ‘다시 만나기’ 추모 콘서트, 2008년 이후로 매년 진행되고 있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를 통해 재단 설립을 위한 기금을 적립해왔다. 11월 기준 3억4716만7167원을 모았다. 올해 본격적으로 재단 설립에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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