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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지도 바뀐다②]자율주행차 대중화

등록 2016-01-11 05:01:00   최종수정 2016-12-28 1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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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에는 자율주행차 시대 본격적으로 개막 핸들·백미러·엑셀·사이드 브레이크도 사라져 글로벌 자동차 및 IT업계, 시장 선점 경쟁 나서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1. 박인호씨는 주말을 맞아 동생을 만나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박씨가 운전석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일정이 자동차로 전달된다. 차는 동생의 집을 목적지로 자동 설정한다. 차량 스스로 음성으로 박씨에게 도착 예상시간과 실시간 교통정보를 안내한다. 박씨가 '자율주행 모드'를 켜자 차가 스스로 표지판과 신호를 인식하며 도로 위를 달렸다. 운전석 의자는 박씨의 신체 조건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됐다.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자율주행차 시대가 활짝 열린다. 5년 후면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도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대중화 시대'를 맞는다. 

 미국 네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2035년에는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7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35년에는 자율주행차 판매 비중이 7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성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이사는 "2025년에는 모든 도로에서 자동운전이 실현될 것이며,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완전한 자율주행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30년이면 자동차에서 백미러, 클랙슨, 사이드브레이크가 사라질 것"이라며 "2035년에는 핸들과 엑셀·브레이크 페달 등도 필요 없게 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및 IT업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박차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EQ900(이큐 나인헌드레드)를 출시했다.

 이 차는 앞에 다른 차가 멈춰 있으면 자동으로 멈췄다가 출발한다. 제한속도 구간이나 과속 위험 구간에서는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대차는 지난 2006년부터 한양대와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아직 글로벌 자동차 업체보다 기술력이 약 5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은 해외 업체들보다 크게 떨어지는 상태"라며 "현재 기술 개발이 활발한 구글의 경우 자율주행 누적 거리가 100만㎞가 넘어가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이런 데이터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독일·일본 등 경쟁국들은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을 선점한 상태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2016년, 구글은 2017년, 벤츠·도요타 등 완성차업체들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2009년 프리우스를 개조한 자율주행차로 70만 마일 이상의 시험 주행을 마쳤다. 2014년 5월에는 자체 개발한 2인승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구글은 올해 자율주행차 사업을 사내연구팀에서 분리한 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4년부터 수백 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 기능이 장착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0년까지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고도 시속 120㎞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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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는 2014년 1월 자율주행차 쿠페 '235i'를 공개했다. 이 차는 GPS를 이용해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핸들을 조작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그대로 재현한다. 아우디는 지난해 1월 A7로 900㎞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이는 자율주행차로 세운 역대 최장거리 기록이다.

 국내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가술 개발 노력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도 최근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도 10여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 사업을 추진하다가 2013년 7월 독립사업본부로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로 선정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전황수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차 개발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므로 자동차 업체와 IT업체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T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어떻게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고 책임규명 등 제도 정비도 필요  

 미시간대 교통연구소(UMTRI)가 6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자율주행차 구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 스트레스 해소 및 이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가 알아서 주행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운전조작, 정체, 혼잡 등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기계가 자체적으로 방향을 감지하고 막히는 도로를 파악해 단축된 거리를 안정 속도로 주행하게 되면서 통근시간도 절약된다.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하기 때문에 주차장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자동차가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운전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이 스스로 도로를 선택해 주행하기 때문에 연료 및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도 적지 않다.

 고순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경제분석연구실장은 "자율주행차 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만큼 고가 부품의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전에 대한 신뢰성 향상을 위한 기술적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행 중의 돌발상황, 기후변화, 도로 상황 등 다양한 교통환경에서의 성능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안 및 해킹방지 기술 개발과 도로-차량간 인터페이스도 필수 요소로 꼽힌다.

 사고에 따른 책임소재의 불명확성도 해소해야 한다. '자동화의 수준'에 따라 책임소재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하다. 고 실장은 "초실시간·초대용량 네트워크인 5G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는 속도뿐 아니라 연결성과 용량까지 모두 갖춰야 하며 방대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네트워크 용량은 1000배까지 증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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