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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北, '핵 소형화' 연일 과시…'핵탄두 미사일 다종화' 위협도

등록 2016-03-11 13:37:14   최종수정 2016-12-28 16: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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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은 "키지졸브, 독수리 16,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고 극히 모험적인 작전계획 5015" 등을 거론하며, "노골적인 핵전쟁도발을 걸어온 이상 이에 따른 우리의 자위적 대응조치도 보다 선제적이고 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병철 군수공업부 재1부부장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 김정식 당 중앙위 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2016.03.11.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핵탄두 소형화→스커드 미사일 발사→핵탄두 미사일 다종화 위협까지  軍 "北 소형화된 핵탄두 확보 단계 아냐…만반의 대비태세 갖추고 있어"  전문가들 "핵 소형화 기술 진척 가능성 있어…최악의 경우 상정해 계획 세워야"

【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북한의 군사적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직후인 지난 3일 신형 300㎜ 방사포(다연장 로켓) 6발 발사를 시작으로 무력시위를 본격화,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의 다양화 가능성까지 주장하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우리 군·정보당국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핵 소형화 기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 향상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완성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군 내부에서는 "북한이 압박 국면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블러핑(bluffing·엄포)으로 타개하려 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게 오히려 북한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이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북한의 기술 수준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실제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우리 군·정보당국의 대응 전략뿐만 아니라 한·미 연합 차원의 대응 계획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北, '핵 소형화' 거듭 주장…"핵폭발·공격능력 높이기 위한 시험 계속할 것"

 북한은 지난 9일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미사일에 맞게 표준·규격화했다"고 주장하며 내폭형(內爆型) 기폭장치(핵폭발체)를 공개한 데 이어 다음날인 10일에는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500㎞ 정도를 비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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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로케트발사훈련을 참관했다며 노동신문 11일자에 보도했다.  이날 훈련 참관은 황병서, 리병철, 홍승무, 김정식, 윤동현 등이 함께 했으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대장이 지휘하는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기동 훈련, 화력타격부대들의 기동능력 등을 과시 했다고 보도했다.  2016.03.11.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북한은 11일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직접 참관했다고 전하면서 핵폭발시험과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다종화(다양화)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에서도 핵 공격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은 전날 새벽 황해북도 삭간몰 인근 스커드 미사일 지하기지에서 개량형 스커드-ER(사거리 700~1000㎞)에 연료와 산화제 등을 주입한 뒤 탄두 부분을 결합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어 기습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 대장이 지휘하는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최고사령부로부터 받은 불의 기동 명령에 따라 발사구역에로 신속한 기동을 진행하면서 화력 타격 부대들의 경상적 동원 준비태세와 높은 기동 능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특히 "이번 발사 훈련은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 전투부(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스커드 미사일에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자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맞춰 부산·포항·군산 등 항구를 통해 들어오는 대규모 미군 전략자산(전략무기)을 겨냥해 엄포를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아울러 김 제1비서가 "당에서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핵무기 개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핵탄 적용 수단들의 다종화를 힘 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스커드, 노동(사거리 1300㎞),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만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까지 과시한 것이다.

 ◇北, 소형화된 핵탄두 확보 단계는 아냐…전문가들 "대응 전략 변화 필요성도"

 이에 대해 우리 군·정보당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상당한 기술적 수준을 확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만한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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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병철 군수공업부 재1부부장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 김정식 당 중앙위 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2016.03.11.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군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기존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정보당국의 다른 관계자도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데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제재 국면 이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위해서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이 완성 단계는 아니라고 해도, 군 당국으로서는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군 출신의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미 4차례 핵실험을 했고 1980~90년대 고폭실험을 100회 이상 실시하는 등 '핵 소형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면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에 제한이 있어 일시에 많이 제조하기는 어렵겠지만, 핵탄두 경량화에 이어 양산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태 진전"이라며 "북한의 제5차 핵실험도 멀지 않은 미래에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안보분야의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성공을 주장한 직후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제는 핵탄두 미사일의 다양화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기술적 수준이 부족하다고 해도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는 것이 군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 사령관은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그(김정은)가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ICBM에 장착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사령관으로서 나의 신중한 결정"이라며 북한이 ICBM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갖췄다는 전제 아래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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