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영화? 이제 시작이다…스릴러 '날 보러와요'
영화 '날, 보러와요'로 스릴러에 첫 출연한 이상윤(35)은 이 같이 말했다. 7일 개봉하는 '날, 보러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 강수아(강예원)와 시사프로 소재를 위해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PD 나남수(이상윤)의 이야기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폐가'(2010) '안녕?! 오케스트라'(2013), 드라마 '먹는 존재' 등의 이철하(46)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상윤은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화재 사고를 추적하는 방송사 PD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처음 나서는만큼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까 고민하는데 집중했다. 전체 흐름상 굳이 필요하지 않는 부분은 빠르게 지나가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쪽에 편집의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그는 지난해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연극과 겸임교수이자 전도양양한 독신 연출가 차현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노라(최지우)에게 겉으론 까칠하게 굴면서도 은근히 걱정하고 챙기는 '츤데레'(겉은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일본식 말) 매력으로 안방극장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일련의 사건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면서 터프하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영화와 '두번째 스무살' 촬영이 조금 겹쳤다. 두 가지 캐릭터를 오가는 게 재밌는 작업이었다. 같은 기간에 이 쪽에 와서는 저렇게 살아보고, 저 쪽 가서는 이렇게 살아보는 것이 즐거웠다. 이 인물로도 살아보고 저 인물로도 살아보는 게 재밌어서 연기를 한다고들 하는데, 지난해 그 무렵에는 그런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감정의 몰입, 감정에 빠져보는 게 좋아서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 다같이 작업을 하면서 함께 가는 것도 즐거움이다."
"흡연자가 봤을 때는 굉장히 어색하게 볼 것이다. 감독이 담배를 피우는 부분을 빼자고 했는데, 내가 넣자고 주장했다. 담배 신이 필요한 것 같다고, 연습을 해서 오겠다고 했다. 급하게 같이 운동하는 형들한테 배웠는데, 4~5일 만에 바로 촬영에 들어가서 어렵더라. 경력이라고 해야 할까. 경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자연스러움은 많이 경험해봐야 나오는 것 아니냐. 촬영에 촬영을 거듭했는데, 단시간에 많이 담배를 피운 것 같다. 그날 집에 가서 속이 뒤집어져서 밤새 고생했다." -담배 연기 빼고 고충은 없었는지. "이 작품을 하면서 고충이 있었다면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관객 입장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게끔 만들어야 된다는 데에 대한 고민, 그것을 어떻게 하면 더 모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누구나 향후 전개에 대해서 예측을 하게 마련이다. 그 예상을 빗나가게끔 만들고 싶었고, 뭔가 더 있어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취재 과정에서의 어려움, 고민으로 인해서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닌가 하는 함정에 빠지게 만들고 싶었다. 이야기의 구조적인 고민을 하는게 재밌기도 하면서 좀 어렵기도 했다." -19금 영화다. 차라리 수위가 더 높았으면 하는 마음 또는 어떤 장면을 빼서 15세 관람가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지.
-나남수 PD가 정의감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고, 자신의 출세라고나 할까. 야망도 강한 사람이다. 캐릭터 연구를 위해 참고한 사항은. "그동안 드라마를 찍으면서 만났던 PD들이 나남수 PD의 모습을 표현하는 재료였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감독이 조연출이나 스태프들을 대하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내가 만났던 감독들은 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라 터프한 면모가 있었다. 그런 점을 참고했다." -tvN 드라마 '라이어 게임'(2014)에서 천재 심리학자이자 사기꾼 출신 '하우진'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2에 대한 논의가 있는지. "사실 함께 했던 사람들은 이 드라마에 애정이 많다. 배우들은 최대한 스케줄을 맞춰서 하려고 한다. 감독과 작가, 제작사 쪽도 의욕적이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의 편성이다. tvN에 좋은 작품들이 원체 많다보니 시간적으로 할애가 쉽지 않은 듯 싶다. 편성적인 부분이 잘 해결되면 좋겠다."
"사람들이 오히려 혼자 가면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다. 옆에서 '이상윤 아니야?' '맞는 것 같아'라고 하는데, 휙 갔다가 나오면 잘 모른다. 결혼식 같은 경우에는 어차피 친구들 사이에 파묻혀 있으니까 알아보기도 어렵다." -'스타병'에 걸리는 연예인들도 있는데, 스타병 같은 게 없는 것 같다. "개인적인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한 것 같다. 공식적인 모습과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친분을 중심으로 가는 삶을 살면 어쩔 수 없이 자기도 모르게 거기에 익숙해져서 생기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는데, 평소에는 친한 친구들과 운동을 같이 하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린다. 그들은 나를 연예인으로 안 본다. 하하." -영화 흥행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영화 촬영이 본인에게 남긴 것. "스크린에서 연기를 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바라건데, 기회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이 영화로 남은 것은 연기적으로 아쉬운 면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부가 된 것 같다. 또 작품을 하게 된다면, 그 때는 어떤 면을 신경써야 할지 어떤 부분을 더 고려하면서 가야할지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사실 좀 욕심이 나더라. 그런 것들이 남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했던 배우들도 영화 쪽에서 자리를 잡으면 잘 넘어오지 않는 것 같다. 제작환경과 출연료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하는 듯 싶다. "내가 영화 쪽에 욕심내는 것은 연기적인 부분이 제일 크다. 드라마는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영화보다 좀 한정적이다. 그러다보니 내게 맡겨지는 역할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고, 거기서 다양한 캐릭터로 뻗어나간다 해도 우리나라 드라마가 어쩔 수 없이 꼭 다뤄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엔 3분의 2 이상이 사랑 이야기다. 그러다보니 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인물들이 캐릭터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스크린에서 여러가지 장르들, 캐릭터들을 연기해보고 싶다. 물론 드라마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영화에서는 해왔던 것을 벗어난 역할들이 조금 더 존재한다. 그런 기회가 나에게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회가 오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스크린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영화에서는 다 안 해봐서 다 해봐야 하지 않을까. 캐릭터적으로는 다 해보고 싶은데, 어찌보면 드라마에서 댄디한 모습을 보였다면 그렇지 않은, 털털한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 또 좀 차가운 인물도 연기하고 싶다. 이번 영화의 이 감독과 최진호(48) 선배는 강한 액션 쪽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액션도 준비해서 잘 해보고 싶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