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어깨 힘빼고"…그럼에도, 빌보드 1위 겨냥
멤버 정용화의 표현대로 2010년 데뷔곡 '외톨이야'를 들고 나오자마자 "빵" 터졌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러브콜에 "일주일에 두 시간"(정용화) 밖에 못자면서 모든 스케줄을 소화했고, "큰 관심을 느낄 시간도 없이 바쁘게"(이정신) 살았다. 당연히 사랑을 받는만큼 비난도 따라왔다. 무대에서 핸드싱크를 하는 밴드형 아이돌의 초기 주자로서 '너희가 진짜 밴드냐'는 질문은 피할 수 없었다. 대중은 끊임없이 씨엔블루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던졌다. 지금에야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호감순으로 정렬해서"(정용화) 보고, 오히려 "너는 뭘 알아?"(정용화)라고 생각할만큼 무뎌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 얘기다. 씨엔블루가 낸 두 장의 정규앨범과 여러 장의 미니앨범은 대중 앞에 자신을 증명하려 했던 치열한 결과물이다.
'외톨이야'로 높아진 성공에 대한 역치는 강박이 됐다. "그때만큼의 반응을 체감하지 못하면 성공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매번 그럴 수는 없는 건데,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해도 그게 잘 안 돼서."(정용화) 씨엔블루가 지난 4일 낸 여섯 번째 미니앨범 '블루밍(BLUEMING)'은 그 부담과 치열함을 몇 스푼 덜어내고 만든 것이다. 줬던 힘을 빼고 좀 편안하게, 자주 얼굴을 비추고 싶었다. 그래서 타이틀곡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청량한 사랑 노래 '이렇게 예뻤나'로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활동 7년째로 접어들었고, 어렸던 멤버들도 이제 20대 중반을 넘어섰다. 그냥, 2016년이 되자마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1월1일이 되니까 기분이 좀, 왜인지 올해는 잘 될 것 같다,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그러니까 작업 하면서도 힘들지 않더라고요. 어차피 잘 될 거니까."(정용화)
"남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저한테는 앨범에 제 곡이 들어갔다는 게 되게 큰 의미거든요. 각자 원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노래가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제가 참여하는 앨범을 내고 공유한다는 게 행복해요."(이정신) 그러니까 "진짜 씨엔블루의 노래"(정용화)로 '남'의 노래 '외톨이야'를 뛰어 넘겠다는 각오다. 실패했을 때 고스란히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하는 자작곡을 꾸준히 고집하는 이유다. 이제는 오기까지 생겼다.
국내외를 통틀어 발표한 자작곡만 140여 곡에 달한다. 총알은 장전돼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바로 한 방 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진짜 밴드냐'는 의심에 맞선 긴 싸움에도 "승리가 보이고 있"(이종현)다. 그들 말대로 "큰 기복 없이 잘 성장해서"(정용화) 여기까지 왔다. 곧 깨질 '외톨이야'에 이은 다음 목표는 빌보드 차트 1위다. "다들 웃어요. 빌보드 1위하고 싶다고 하면. 근데 저는 그것만 생각하고 가고 있어요. 말을 하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 얘기를 하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정용화)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