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알파고 가전이 뜬다'…가전업체들, 프리미엄 승부수

등록 2016-04-17 09:28:27   최종수정 2016-12-28 16:55:27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프리미엄 가전을 사면 일종의 '서비스'까지 함께 구매한다는 느낌이었죠."(주부 전모씨·36)"

 전씨는 가전제품 매장을 살펴보다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같은 브랜드에 디자인도 비슷한 두 에어컨의 가격 차이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직원을 붙잡고 묻자 더 비싼 제품은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두 에어컨 모두 기본적인 '냉방' 기능은 대동소이했다. 차이가 나는 것은 편의성이었다. 프리미엄 제품은 제습과 공정 면에서 강화된 기능을 갖췄고 사물인터넷(IoT)과 자동 조절 기능으로 소소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최근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은 최고의 성능에 편의성까지 더해 높은 가격을 붙인 제품이다. 기업들은 올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에 공식 명칭을 붙여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649만원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내놨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키친 라인업 '셰프 컬렉션'의 일부다. 일반 냉장고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저장 중심의 기존 냉장고 개념을 바꿔 '스마트홈'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냉장실 도어에 탑재한 21.5인치 풀HD 터치스크린과 내장된 마이크·스피커를 통해 냉장고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레시피 보기, 온라인 쇼핑 등을 쉽게 설정할 수 있다. 기존 삼성 냉장고의 미세정온기술은 기본으로 갖추고 여기에 일상의 편의를 돕는 첨단 기술을 더한 셈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라인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선보이며 '초(超)프리미엄 가전'을 강조했다. 1100만원인 올레드 TV에는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기술로 명암의 미세한 차이까지 표현했고 돌비비전을 채택해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을 구현했다.

 가격이 850만원으로 책정된 시그니처 냉장고엔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를 탑재해 두 번 두드려 켤 수 있는 신개념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오토 스마트 시스템'으로 양손에 그릇이 있을 경우 사용자를 인식한 냉장고가 문을 자동으로 열어준다. 공기청정기에는 오염물질 제거 과정을 제품 상단의 창을 통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기존에 중저가 상품 전략을 세우던 브랜드들도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세웠다. 동양매직이 최근 선보인 슈퍼S 정수기는 사물인터넷 관리서비스로 제품 이상 유무를 스스로 진단해 전송한다. UV코크 살균 기능으로 2시간마다 자동으로 코크를 살균한다. 직수형 시장을 노려 렌탈가도 기존의 일반 정수기보다 1만원 정도 높였다.

associate_pic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프리미엄 가습기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엔 밥솥 시장에 뛰어들며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갔다. 프리미엄 IH전기압력밥솥 '딤채쿡'은 밥알 터짐 비율을 감소시킨 '알파 백미 모드', 밥솥 내부의 효율적 열대류를 돕는 '웨이브 스테인리스 내솥' 등으로 밥의 품질을 높였다. 가격은 80만원 상당이다.

 불황 속에서도 가전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익률이 일반가전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 비싼 만큼 영업이익이 크다. 한두 대를 팔아도 훨씬 이득이 남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삼성도 프리미엄 라인을 첫 출시했을 때 몇천 대 판매율로 계속 홍보했다. 몇천대만 팔아도 이익률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있다.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은 "1000만원대 TV는 400~500대 정도 팔릴 것"이라면서 "판매 매출 수치로 따지기보다는 LG의 브랜드를 견인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저가로 공략하던 가전 브랜드들까지 프리미엄으로 돌아선 것 역시 같은 이유라는 평가다.

 중국 가전들이 시장에 들어오자 아예 소비층이 다른 프리미엄 시장을 뚫겠다는 의도도 있다. 2005년 설립 후 매년 두 자리 수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의 경우가 그렇다.

 밀레 관계자는 "프리미엄은 제품의 퀄리티와 사용해 본 사람들의 재구매율로 평가하기에 가성비로 승부하는 중저가와 시장이 다르게 형성돼 있다"며 "현재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먹히는 이유는 중국산 저가 제품들과의 차별화"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가전은 빌트인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찍부터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사업에 손을 뻗었던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에 '셰프컬렉션 빌트인'을 적용한다. LG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라는 프리미엄 빌트인 전문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