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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중기 "'나이 더 들기전에 서늘한 역할 하고싶어'"

등록 2016-04-19 10:56:14   최종수정 2016-12-28 16: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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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이런 날이 올 줄 송중기(31)는 알았을까? 드라마 한 편으로 최고의 한류스타가 됐다.

 군 전역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태양의 후예'는 그의 인생의 태양이 됐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기승전송중기'다. 시청률 40%,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태국까지 '송중기'로 들썩인다. 신한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는 아직 겸손하다.  "한류스타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공감하지 않는다. 진정한 한류스타는 같이 작업했던 송혜교"라며 "혜교 선배"를 앞에 내세웠다. "나는 드라마때문에 잠깐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담담히 지내고 있다. 또 담대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문난 절친인 이광수(31)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2010년 첫 방송을 시작한 SBS TV '런닝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적극중기'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맹활약하던 송중기는 드라마 스케줄 문제로 이듬해 하차했다. 하지만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에 동반출연하면서 더 깊은 우정을 다졌다.

 "광수가 '태양의 후예' 까메오로 출연해줘서 고마웠다. 한편으로는 광수가 까메오로 너무 많이 소비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복귀하는 작품이라 많이 도와줬던 것 같다."

 송중기='유시진 대위'가 됐다. 유시진 대위는 '불사조'로 남았다. 어떤 역경과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그 어려운걸 해내며' 매번 돌아와 여심을 저격했다. 송중기는 "불사조가 맞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들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뭐니뭐니해도 우리 드라마의 장르는 멜로라고 생각했다. 멜로라는 장르를 기본적으로 좋아하지만, 작가들의 그런 설정들이 좋았다. 특히 15회를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던 것 같다."

 -데뷔 9년차다. 신인 시절의 목표를 지금 얼마나 이뤘다고 생각하는가.

 "신인시절에는 '빨리 주연배우로 올라가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급히 올라가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는 목표를 이룬 것 같다. 현재도 그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연기 욕심이 많아서 지금도 똑같다. 다양한 작품을 해보려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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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미남 배우'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배우는 연기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모가 가져다주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 앞으로도 피부 관리를 열심히 하고, 노화 현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외모를 가꾸는 만큼 내면도 가꿀 것이다. 연기력을 더 키우고 싶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노력할 것이다."

 -중국에서 '국민 남편'이 됐다고 들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리더라. 진심으로 영광이다. 다 드라마를 사랑해줘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들뜨려고 하지 않는다. 원래 내 성격이 그러지 않아서 웃고 넘기는 부분이 많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장 핫한 남자배우가 됐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초심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초심에 머물러 있다면 내 그릇은 예전보다 커졌는데 그걸 담을 수가 없다. 그러니 초심은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있는 중요한 것은 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릇이 커졌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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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이 커졌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쩔수없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열심히 해야 매니저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도 월급을 받을 수 있다. 많은 게 포함돼있다. 해외 팬들도 많이 생겼는데, 절대 실망시키면 안된다.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보답인 것 같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의 마음가짐, 당시 느꼈던 게 소중한 게 많다. 또 그 때는 몰랐던 게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그릇이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 차태현 선배는 내가 좋아하는 형이지만,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그 형한테서 배운 게 많다.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에게 어떤 의미인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와 매니저 형이 마치 짠 것처럼 한 말이 있다. 둘 다 '널리 회자되는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관계자들 입장에서 '그런 열망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널리 회자되는 드라마가 되니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제작자와 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것 같아서 기쁘다. '유시진'이라는 역할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끝냈다."

 -유시진과 본인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인지.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강모연(송혜교)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유시진이 '제가 보수적인 사람입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게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나 역시도 보수적인 편이다. 촌스러운 부분도 있고 클래식한 면도 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가끔 배우라는 직업이 나한테 맞는 직업인지 고민할 때도 있다. 그럴수록 더 내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속사 식구들과 현장 스태프들 모두와 함께 가려는 마음이 크다."

 -안방극장 여심을 사로잡았다. 멜로 연기를 잘 하는 비결은.

 "기본적으로 책, 대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책에 나온대로만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다. 비결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내 평소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왠만하면 멜로 연기할 때 느끼하지 않게 하자는 게 소신이다. 또 작가 입장에서 '이 대사과 장면·그 다음에 나오는 장면을 왜 썼을까'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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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혜교(34)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혜교 누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넘볼 수 없는 선배다. 이 위치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송혜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우들과 연기하다 보면 자기 혼자서 연기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 사람에게 주면서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 성격이 나온다고 보는데, 혜교 선배가 굉장히 많이 배려해줬다. 연기하는 스타일도 그랬고, 연기 외적으로도 그랬다. 그런 부분을 같은 배우, 후배로서 배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유시진은 남자들의 적인가. 아니면 영웅인가.

 "결혼한 친구들이 많이 뭐라고들 했다. 내가 연기했는데 적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하하. 히어로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진짜 멋진 사람이다."

 -유시진과 비교했을 때 본인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유시진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렇게 하면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왜 '유시진'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 유시진이 했던 이야기들이 내 남자친구 또는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던 것 같다. 유시진이랑 내가 많이 비슷했다면 엄청난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유시진처럼 완벽한 남자가 진짜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정말 많이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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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군데에서 사적으로도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 광고 촬영을 하고 있다가 대기실에서 드라마를 우연히 봤다. 내가 강모연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 대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는 대사도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이 대사가 여러 번 나왔는데, 여러가지 감정으로 설정해놓으니까 같은 대사여도 다르게 들리더라."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주로 어디서 드라마를 봤는지 궁금하다.  

 "이광수 집에서 몇 번 봤고, 최근에는 광고 촬영장에서도 많이 봤다. 집에서 혼자 본 적도 있는데, 사전제작이다보니까 반응이 너무 궁금했다. 기사만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솔직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중학교 동창들, 친한 친구들과 많이 봤던 것 같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연기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다. 일본강점기가 배경인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영화 '군함도'가 들어와서 소망을 하나 이뤘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서늘함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그게 장르적으로 스릴러일 수도 있는데, 굉장히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내 안에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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