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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일당 2만원 집회 왜?…절반 이상 빈곤층 "월 100만원도 못 벌어"

등록 2016-04-28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6: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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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대다수는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집회 시위에 탈북민들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거나 상당히 빈곤한 상태에 있어 일당 2만원 안팎을 받는 집회에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통일부와 북한인권정보센터, 탈북민들에 따르면, 실제 탈북민의 37.7%는 생계비지원 대상자였으며, 절반 이상은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못하는 '극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올 3월 펴낸 '2015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를 보면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조사는 남한 내 탈북민 403명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탈북민 중 경제활동인구는 59.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의 경제활동인구 수치는 62.7%다.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은 비슷하게 나왔으나 실업자 비율은 탈북민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일반 국민의 실업률은 3.1%였으나 탈북민의 실업율은 7.1%에 달했다.

 '일자리의 질'도 일반 국민보다 현저하게 떨어졌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범주에 해당하는 상용직 근로자는 43.2%, 일반국민 48.7%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용근로자 비율에서 탈북민은 32.4%를 기록해 일반국민 5.7%보다 8배 이상 높았다. 일용근로자는 여성의 경우 음식점에서 시간제 또는 일당으로 일하는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성은 건설 현장 노동이나 차량 운전 등 단순노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시근로자의 경우 탈북민은 14.4%, 일반국민은 20.4%로 나타났다.

 고용형태가 비교적 불안정한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를 합치면 탈북민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8%였고, 일반 국민은 26.1%를 보이고 있다.

 탈북민의 월 소득도 일반 국민에 비해 훨씬 낮았다. 소득이 없다는 응답이 16.1%, 50만원 이하가 17.3%로 나타났다. 51만~100만원이 24.4%, 101만~150만원은 17.6%였다. 최근 3개월 동안 한 달에 100만원을 채 벌지못한 사람이 57.8%에 달하는 것이다. 이어 151만~200만원 이하는 12.1%, 201만~250만원 이하 4.3%, 251만~300만원 이하는 3.8%로 조사됐다.

 의미있는 지표는 가족의 1개월 수입총액이다. 탈북민들의 가족 구성을 보면 2인 가족이 33.6%였고, 1인가족 28.8%, 3인가족 22.4%, 4인 이상 가족 3.3%, 5인 가족 2.0%로 나타났다. 가족의 한달 수입은 51만~100만원이 24.1%, 201만~300만원 16.8%, 101만원~150만원 15.2%, 50만원 이하 15.0%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가족의 한달 수입이 100만원이 되지 않는 가구가 39.1%인 셈이다. 이중 1인가구의 숫자를 제외하면, 2인이상의 가구 상당수가 월 100만원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생계비수급자 비율은 37.7%였다. 일반국민의 생계비 수급 비율이 2014년 2.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탈북민의 빈곤율이 일반국민에 비해 수십 배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탈북민 수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사회에 정착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으냐"는 질문에 20.8%는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은 68.0%였다.

 주의깊게 봐야할 부분은 소득이 낮을수록 재입국을 많이 생각했다는 점이다. 북한으로 재입국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탈북민 중 월 150만원 미만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74.7%를 차지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탈북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건설업이나 단순노무직 등에 머무르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이루지 못하고 생활하게 될 경우 이들은 심리적 안정을 갖지 못하고 북한에 남겨진 가족을 그리워하며 '재입북'이라는 형태로 표출되기도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탈북민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틀 속에 그들을 가두면 안된다"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의 정착을 도울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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