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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아슬아슬 줄타기로 정치력 발휘 평가

등록 2016-06-21 08:45:00   최종수정 2016-12-28 1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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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국면마다 정치력으로 소기의 '성과'  친박 '부글부글', 그러나 대안 없어 발 동동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속을 알 수 없는 정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등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어서다.

 한 때 양 계파 사이의 '낀 박'으로 불리며 정치적 입지가 좁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원내대표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의 주가를 차츰 끌어올리고 있다. 충청도 출신 특유의 묘한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달 당선됐다. 그러면서 취임 초 원내부대표단에 친박계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 때만 해도 친박 출신 원내대표로만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원내부대표단 인선 직후에는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앉히고, 비대위를 김영우, 이혜훈, 김세연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로 채웠다. 친박계에서는 당장 난리가 났다. 결국 친박계는 전국위원회를 무산시키며 비박계가 점령한 비대위와 혁신위 출범을 막아냈다.

 첫 위기에 봉착한 정 원내대표는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대표와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지금의 김희옥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며 비대위원에 친박과 비박 의원들을 적절히 배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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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원 구성 협상에서도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줄 수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가 다시 국회의장직 사수를 주장하는 등 양동 작전을 폈다. 결국 의장직을 야권에 내주면서 법사위, 운영위, 정무위, 미방위, 기재위 등 알짜 상임위를 챙겨오는 수확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너무 많이 양보를 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만큼 정 원내대표가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결정적인 신의 한수는 이번 무소속 의원 복당 결정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김희옥 위원장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면서 분위기를 표결로 몰아갔다. 결국 비대위원들의 과반수 찬성으로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이 일괄 복당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물론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모욕을 느낀다"며 이틀간 당무 거부에 들어갔지만, 정 원내대표는 다시 김 위원장을 찾아가 꾸벅 고개를 숙이고 당무 복귀를 이끌어 냈다. 친박들은 정 원내대표의 이같은 일련의 행보에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딱히 대안이 없기에 속으로만 삭히는 분위기다.

 취임 일성으로 '계파 청산'을 선언했던 정 원내대표는 당내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이렇듯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서 줄타기 하듯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중도의 길은 중앙선에 서 있는 것만큼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그의 발언권은 커지는 형국이다.  

 한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여왔지만 결과적으로 당 내분도 봉합 국면이고, 무소속도 전원 복당됐다"며 "이젠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메 맞서 대항할 체계가 완비된 것이기에 여기까지 당을 이끌고 온 정 원내대표의 정치력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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