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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스물세살 배우의 고민…'봉이 김선달' 유승호

등록 2016-06-26 08:23:41   최종수정 2016-12-28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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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배우 유승호가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6.23.  [email protected]
아역부터'스타덤'…2013년 돌연 군대행 "군에서 소중함 느껴" 제대후 연기 의욕 "색다른 캐릭터 도전 계속…요란하지 않게"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배우 유승호(23)는 대형스타의 자질을 일찌감치 보여왔다. 2000년 아역으로 시작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거치며 인정받은 연기력, 여기에 외모 또한 출중한 유승호는 그야말로 '초특급 유망주'였다.

 그런 유승호는 남다른 선택을 했다. 스무살이던 2013년 자신의 팬카페에 인사를 남기고 홀연히 입대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준비된 스타가, 본격 성인 연기자로 발을 내딛는 순간, 자신에게 돌아올 게 뻔해 보이는 부와 명예를 걷어차고 군대에 가는 건 이 바닥에서 상식 밖의 행동이다.

 당시 대중은 유승호의 이런 결정에 어쨌든 환호했다. 일반적인 삶을 사는 또래 남성들이 군에 가는 시기에 스타 배우 또한 같은 길을 가는 건 뭔가 '개념 찬' 행동으로 보였고, 신선했다. 네티즌의 반응도 대개 긍정적이었다. "자신감이 있으니까 지금 군대에 갈 수 있는 것"이라는 반응부터 "어느 것 하나 욕할 게 없는 연예인"이라는 말까지 다양했으니 유승호는 달라보였다.

 2014년 12월 제대 후 약 1년 6개월 동안 네 작품을 내달린 유승호는 그러나 "혼란스럽다", "두렵다" 말하고 있었다. 또 한 편으로는 "모든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치 군대에 막 다녀온 평범한 남자들의 어딘가 불안하고 두렵지만 용기가 생기는 그런 마음 상태, 그는 딱 그 나이에 어울리는 고민을 하고 있다.

 "군대에서 야간 근무를 서잖아요. 그때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특히 새벽에.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소중함'입니다. 밖에서 했던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그곳에서는 커피 한 잔도 맘대로 마실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전역하고 나서 연기에 의욕이 더 생겼던 것도 같아요."

 유승호는 제대 직후 드라마 '상상 고양이' '리멤버-아들의 전쟁', 영화 '조선마술사'의 주연을 맡아 활동범위를 넓혔고, 이번엔 코미디영화 '봉이 김선달'까지 찍었다.

 "코미디 연기도 그렇고, '김선달' 캐릭터도 그렇고 제 성격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이어서 고민했고, 걱정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뒤로 빼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또 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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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김선달 역을 맡은 배우 유승호가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6.23.  [email protected]
 이런 점이 유승호가 전역 후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이다. 그는 입대 전까지만 해도 '내 것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작품 전체를 보고, 다른 연기자의 연기를 보면서 어울리는 연기를 하려고 하다. "생각이 완전히 바뀐 거예요. 저 혼자 잘하면 뭐하겠어요. 작품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는 선배들의 연기도 유심히 봐요. 더 크게 보면서 맞춰가고 싶어요."

 이런 고민의 결과였는지 '봉이 김선달'에서 유승호는 고창석·라미란 등과 함께 뛰어난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촬영할 때와 촬영하지 않을 때, 똑같았던 같아요. 정말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선배님들에게 그런 면에서 감사해요."

 지난 1년 동안 유승호는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맛봤다. 드라마 '리멤버'는 시청률 20%를 넘기며 크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를 내놨다. 유승호 또한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며 성인 연기자로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반면 영화 '조선마술사'는 40만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 그치며 참패했다. 유승호는 스스로 "연기에 대한 욕심과 의욕이 상반된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물론 전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두려운 부분이 있어요. '봉이 김선달'은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무섭기도 해요.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개봉하지 않을 건 아니니까, 항상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승호는 "조금 천천히 가고 싶다"고 했다. 다양한 장르,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는 건 멈추지 않겠지만, '연기 변신'같은 것을 위해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는 "내 앞에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신중하게 한 걸음씩 가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은 사실 조금 혼란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모든 게 제 뜻대로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어떤 작품을 통해 대박을 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럴수록 저한테 더 큰 타격이 오는 듯한 느낌이거든요."

 16년 차 23세 배우 유승호는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 놓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이건 행복한 고민이죠. 저의 이런 고민이 누군가에게는 징징대는 거로 보이고, 투정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요란하지 않게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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